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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한미 간 관세 협상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문제, 그리고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세 사안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불(up front)’ 발언과 관련해 “진의를 확신할 수 없다”며 “우리 입장에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위 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자와 농축·재처리를 교환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세 협상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제 분야이고, 농축·재처리 문제는 안보 협상에 해당한다. 원자력 협정 개정은 나름 진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발언, 맥락 알 수 없어…3500억 달러 현금 불가”
북핵 ‘동결’과 ‘중단’ 논란에 “검증 회피 아냐”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 ‘선불’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그 발언이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반영한 것인지, 별개로 나온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투자액 증액을 요구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와 관련해 “우리가 감당 불가하다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한 반응인지, 기존 입장 반복인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위 실장은 “우리 입장에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라며 한국 정부의 기본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와 맞물려 불거진 한미 비자 협상과 투자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비자 제도가 개선되면 투자 여건이 좋아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 신설을 포함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조속히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시한 ‘END(Exchange·Normalization·Denuclearization) 이니셔티브’와 관련해선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는 목표를 적시한 것”이라며 논란을 의아하다고 했다. 또 북핵 해법과 관련해 ‘동결’ 대신 ‘중단’ 용어를 사용한 데 대해 “두 표현은 거의 같은 의미이며 검증 문제와는 무관하다. 필요하면 언제든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단’이라는 표현은 동결보다 효과와 인상이 더 명료하다”며 “정부가 검증을 피하기 위해 용어를 바꿨다는 해석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실에 동맹파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나는 특정 ‘파’로 분류되지 않는다. 최적의 국익으로 이어지는 선택을 제기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 대통령실 안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인물 중 하나”라며 자신이 오히려 한국 입장을 강하게 주장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보면 북한의 태도에서 변화를 느낄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중국과 북한 외교 수장의 회동에 대해서도 “북미 정상회담을 논의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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