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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무기체계 기술이 해킹과 ‘역설계(리버스 엔지니어링)’를 통해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커지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티탬퍼링’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기술 보호 체계 구축과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며 이를 뒷받침할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따르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국방위원장)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방산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무기체계 안티탬퍼링 추진 세미나’에서 정부·군·학계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 차단을 위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안티탬퍼링은 첨단 무기나 핵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불법 복제·분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비의 내부 구조를 은폐하거나 조작·분해 시 기능이 정지되도록 설계하는 기술이다. 무기체계의 기술적 보호 장치로서 불법 접근과 역설계를 차단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성 위원장은 “방위산업 수출이 증가하면서 기술 탈취 시도가 늘고 있다”며 “이는 산업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 기술이 유출되면 전력 공백은 물론 무기체계 신뢰도와 수출 경쟁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안티탬퍼링을 적용하고 이를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차원에서도 법안 발의와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무기체계가 탈취될 경우 운용체계 전반이 노출될 수 있다”며 “기획부터 개발, 양산, 운용까지 전 과정에서 안티탬퍼링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종합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수 방위사업청 기술보호과 소령은 “기획·개발·양산·수출 단계별 보안 적용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개발 초기부터 보안 요건을 설계에 반영하고 수출 승인과 연계할 법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보호 인증제와 업체 역량 평가를 통해 민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창희 세종대 교수는 “안티탬퍼링은 가치 평가, 위협 분석, 보호 설계, 검증·인증을 포함한 종합 프로세스”라며 “국방 기술 보호 정책을 법률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술 보호는 개발 이후의 대응책이 아니라 초기 기획 단계부터 고려돼야 하며 각 단계별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 협력 사업에서도 우리 기술 보호를 위한 표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광진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전장에서 무기체계가 확보될 경우 역설계로 전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탐지·차단 기술과 함께 운용 단계에서의 절차화와 교육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보호는 단순한 장비 보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용자들의 대응 능력과 절차 숙지가 병행돼야 한다”며 “실전 수준의 교육과 반복 훈련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인성 국방과학연구소 박사는 “무인 무기체계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외부 침투에 취약하다”며 “암호화 저장장치, 하드웨어 차폐, 자가 파괴 장치 등 물리적·기술적 보안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군 협력을 통해 보호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국제 기준과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안티탬퍼링은 단순한 기술 보호를 넘어 방산 수출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며 “국제 공동개발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사전 예방 중심의 인증제도와 전문 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안티탬퍼링이 전략 자산 보호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법적 기반과 정책 추진체계가 마련되면 기술 유출 예방과 무기체계 신뢰성 확보, 방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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