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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12·3 비상계엄 책임론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여부를 놓고 깊은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김건희 씨를 향해 “천박하다”고 맹공을 퍼붓자,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들이 공개 반격에 나서며 당내 갈등이 전면화되는 양상이다.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 연속 SNS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김건희 씨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김씨의 정치적 역할 자체를 문제 삼는 구조의 메시지였다. 그는 김 씨를 ‘남편의 정치적 운에 편승해 권력 주변을 맴도는 민간인’으로 규정하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배 의원은 “직책도, 권한도 없는 사람이 권력 주변에서 비선처럼 움직이며 권력을 좇는 이들에게 뇌물을 받고, 분수와 이치에 맞지 않은 일련의 사고를 쳤다. 나는 그 천박한 행동을 그대로 천박하다 말했을 뿐이다”고 했다. 배 의원은 김 씨 개인의 성향이나 표현 방식이 아니라, 그동안 불거진 비선 논란·뇌물 수수 의혹·권력 사유화 논란을 ‘정치적 위험 요소’로 규정한 것이다.
이어 자신의 발언에 즉각 반발한 강성 친윤 지지층을 향해 더욱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이 말에 긁혀 발작을 일으키는 희한한 자들이 있다”며, 김건희 씨 비판은 곧 ‘배신’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당내 일부 여론을 정면 비판했다. 그의 화살은 친윤계 내부 인물들에게도 향했다.
배 의원은 “윤 어게인 당을 만들려다 실패하자 국민의힘에 들어와 당을 어지럽히고 회복의 골든타임을 날린 지질한 장사치들이 있다”고 적으며, 윤 전 대통령 재기를 추진해온 특정 세력을 사실상 지목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운명을 동일시하며 당을 흔드는 ‘윤심 장사’를 겨냥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배 의원은 최종적으로 당 지도부를 향해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계엄의 처참한 역사와 결별해야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정치적 거리두기 혹은 단절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던졌다. 즉, 계엄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정리하지 않으면 총선·지선 모두 실패할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들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김계리 변호사는 배 의원의 ‘천박’ 발언을 정면 겨냥하며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도대체 누가 누구를 보고 ‘천박’이라고 하는 건지 글의 구성을 보고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며 “정치인의 최소한의 판단능력, 즉 자신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지할 능력(메타인지)조차 없는 사람이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날을 세웠다.
김 변호사는 이어 “배 의원만 모르고 있을 뿐, 주변 모두가 알고 있다. 누구 이야기냐고? 거울을 보라”며, 사실상 배 의원 개인을 향한 직격탄에 가까운 표현으로 반박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특히 배 의원이 김건희 씨를 ‘천박하다’고 규정한 논리 구조 자체가 “민주당이 지난 1년간 정치 프레임으로 활용해온 ‘지라시형 내란 서사’를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이 만들어 유포한 허술한 내란 프레임을 여당 의원이 그대로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며 “당 내부에서조차 사실 검증 없이 이런 언설이 퍼지는 현실은 국민의힘이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엄이 왜 일어났는지조차 모른 채, 여기저기 유통된 정치적 루머와 음모적 해석만 받아 적는 수준이라면 공부가 절실하다”고 지적하며, 사실관계 확인 없이 단정적 언어를 사용하는 배 의원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를 함께 대리하는 유정화 변호사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배 의원을 향해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했다. “솔직히 지적 수준 차원에서 기본적인 무죄추정 원칙에 대한 개념도 없다. 야당이 만들어낸 왜곡된 ‘내란 프레임’을 그대로 차용해 내부를 향해 투척하며, 구치소에서 병세가 악화되고 있는 전 영부인에게 ‘천박’이라는 저질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는 사람이 수년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특히 배 의원 발언의 논리적 구조 자체를 문제삼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여자 하나 때문에 계엄이 일어났다’고 믿는 단세포적 사고는 대체 어디서 오는지 의문이다. 헌정 질서를 다루는 사안을 사적 감정의 단어로 덮어씌우는 방식은 지난 1년간 민주당과 극좌 진영이 집요하게 시도해 온 정치 선동의 전형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수준만 놓고 본다면 (배 의원의) 발언은 이해되지 않는 바 아니나, 세상을 보는 눈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편향적이어서 불쌍하고 염려스럽다”며 “비판할 가치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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