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 사단 적폐청산 칼끝, 이명박 정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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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수사 이력 검사들 전면 배치, 제2롯데월드·BBK 등 뇌관 다수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14 00:27:14

검찰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치권 안팎에서 지난 2012년 당시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이 댓글부대를 동원해 대통령선거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국정원댓글사건’의 검찰 조사가 임박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결과다.

검찰 사정에 밝은 정치권 핵심인사에 따르면 이르면 금주 내에 서울중앙지검(윤석렬 지검장, 57)은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에 증거로 활용하는 한편, 이와 별도로 전면적인 재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정원 TF팀이 조사 중인 △2011년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정치개입 의혹이 제기된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문건’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불러온 ‘국정원의 노무현 논두렁시계 언론공작’ 사건 등의 조사 결과도 넘겨 받는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도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자 검찰인사를 통해 ‘2013년 국정원댓글 사건’ 수사팀 소속 검사들과 ‘최순실 국정농단의혹’ 특검에서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과 호흡을 맞춲던 검사들을 서울중앙지검 수사 핵심 요직에 전면배치한 것은 수사진용을 갖추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됐다.

검찰 사정에 밝은 정치권 인사는 “수사대상별로 담당자 및 업무분장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국정원댓글사건은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진행하는 한편, 동시에 다른 사안들은 국정원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전면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울중앙지검에 새로 배치된 검사들은 그동안 검찰 내에서 높은 수사력을 인정받아온 인물들이다”며 "외부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검사들로 배치됐다는 게 검찰 안팎의 주된 시각이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이들 검사들의 면면을 봤을 때, 적폐청산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된 △제2롯데월드 인허가 관련문건 △‘STX’ 관련문건 역시 이번 검찰 수사의 주요 사안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는 2009년 롯데월드타워의 신축 불가 방침을 당시 이명박 정부가 허가해 주면서 특혜 사업이라는 논란을 촉발시킨 사건이다. ‘STX’는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이 연루된 방산비리 내용이 담긴 문건이다.

정치권의 한 핵심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언론에 공개된 수사대상 이외에도 자원외교·BBK 사건 등 각종 뇌관을 지니고 있다”며 “친이계인 바른정당도 국민적 여론을 감안 적극적인 엄호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검찰 수사는 신중하면서도 속전속결로 이뤄질 것이다”며 “이 전 대통령 뿐 아니라 당시 주변실세들의 비리혐의도 포착된다면 새로운 수사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예견되면서 지난 10일 서울중앙지검에 발령된 검사들의 이력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대부분 2013년 국정원댓글수사 과정에서 정권에 찍혀 한직으로 좌천됐거나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된 후 검찰에 복귀했지만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던 검사들이다.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에서 실무를 맡았던 진재선 대검공판부장은 선거와 정치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핵심부서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에 임명됐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맡고 있는 김성훈 홍성지청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에 올랐다.

이복현·단성환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으로 발령 조치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돼 삼성뇌물 사건을 전담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이끌었던 한동훈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에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검찰의 요직으로 과거 중수부처럼 큰 단위의 수사를 담당한다.

특검에서 우병우·최순실 사건을 수사했던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은 특수부 1부장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담당했던 양석조 대검 사이버수사과장은 특수3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양 부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불법사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이 들어오자 이에 반발해 사표를 던졌으나 검찰 수뇌부의 만류로 사표수리가 무마된 이력을 지녔다. 비선진료 수사를 맡았던 김창진 대구지검 부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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