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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강남의 특급호텔들이 무차별 성매매 장소로 이용당했다. 이들 호텔을 이용한 신종 성매매 수법이 경찰에 적발돼 업주 관계자 등 13명이 검거되는 사건이 터진 것은 충격이다. 성매매 업주들이 이용한 호텔들은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호텔들이기 때문이다.
신종 수법은 이른바 ‘품격 있는 성매매’를 내세우면서 지나치게 노골적이었다는 점이 우선 놀랍다. 이들은 ‘강남의 하이 퀄러티’를 드러내기 위해 성매매 여성들도 연예기획사를 사칭해 연예인 지망생, 스튜어디스, 명문대 여학생, 레이싱 걸 등의 이름을 내걸고 공격적인 홍보를 했다.
나아가 이들 업주들은 ‘만남 사이트’에 여성의 선정적인 사진으로 남성들을 유혹하면서 후기까지 올리는 등 드러내놓고 성매수 선전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에 걸맞는 장소를 맞추기 위해 성매매 업주들은 강남의 럭셔리한 특급호텔을 다수 이용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은밀히 음지로 파고들던 기존의 성매매 방식과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여줬다.
스카이데일리가 강남경찰서의 한 핵심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업주들의 성매매 대상이 된 호텔은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는 다소 다른 강남구 소재 6곳, 서초구 소재 1 곳 등 7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명 확인결과 모든 호텔이 5성급 특급호텔이었다.
이들 호텔들은 기존에 성매매를 제공해 왔던 풀살롱 방식이나 고의성이 있는 장소제공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기는 하다. 호텔 측은 철저히 손님처럼 가장하고 이용하는 성매매 행위를 가릴 수 없기에 억울한 면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특급호텔들이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큰 소리칠 이유 또한 없다. 그것은 객실이 없다는 핑계로 고가의 숙박료를 챙겨왔던 호텔들이 알고 보니 50%나 저렴한 ‘숙박 디스카운트’를 관행적으로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업주들이 이 점을 노리고 파고들었다는 데에 대해 호텔 측은 일단의 책임이 있다.
숙박료가 15만원 정도 수준이면 사실 관광호텔 급이다. 조금 시설이 좋은 모텔 보다 낳은 수준 아닌가. 강남의 대형호텔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권위와는 다르게 뒤에서는 숙박 공실이 나지 않도록 하는 ‘실속 바겐세일’에 나선 알량한 영업을 해 온 셈이다. 물론 여행사를 통하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성매매 일당에게 먹잇감이 된 것은 호텔 측의 과실이다.
강남의 특급호텔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내국인 숙박객 보다는 비즈니스나 관광차 내한해 숙박하는 외국인들이 훨씬 많다. 따라서 호텔들이 내국인 손님동향을 조금만 예의주시했다면 최소한 경찰에 성매매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안됐다.
이번 사건에 대한 현장검거 작전은 사전에 강남경찰서 생활질서계의 한 젊은 경찰이 먼저 첩보를 입수해 시작된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결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성매매 업주들이 7곳의 호텔을 번갈아 이용하기는 했지만 한 곳의 룸을 사용하면 통상 2~3회의 성매매를 했기 때문에 호텔 측이 주의만 기울이면 충분히 ‘성매매 전용 숙박’을 의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호텔 측이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성매매 업주들이 화대를 수금하는 방식도 호텔 금고를 이용하는 아이디어가 번뜩인 신종이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에 “성매매 행위를 한 뒤 접대여성이 자신의 몫만 챙기고 나머지는 금고에 넣어두면 업주 관계자들이 돌면서 수금하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룸에는 여러명의 손님이 드나들 수밖에 없었다. 만약 한 개의 룸에서 하룻밤 숙박에 3번의 성매매가 이뤄졌다면 6명의 전혀 다른 얼굴들이 드나들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수금을 위한 업주 관계자까지 더하면 룸 이용자 숫자는 더 늘어난다.
성매매 업자들은 이 같은 수법을 이용해 작년 10월부터 시작해 단 3개월 만에 20억원을 챙겼다고 하니 놀랍다. 문제는 이 정도의 성매매를 하려면 수천 번의 룸 이용이 있었다는 점이다. 1회 화대를 소위 여성접대부 퀄러티에 따라 30~80만원까지 받았다고 하니 평균 50만원만 잡아도 20억원이면 3개월 성매매 횟수가 4000회에 달한다.
호텔 측 입장에서는 타의로 장소제공이 이뤄지긴 했지만 한 호텔 당 600회 가까운 장소제공이 이뤄진 것으로 추산된다. 강남의 특급호텔들이 이처럼 ‘반값 할인’을 많이 하는 줄은 몰랐다.
문제는 이번 신종 수법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유사한 방법의 성매매가 앞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다. 경찰은 수사를 확대, 업주들을 잡아들여 원천적으로 신종 성매매 영업을 차단한다고 하지만 수사가 영원히 지속성을 갖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이번 수사가 마무리되면 이를 이용한 노골적인 성매매 영업이 더욱 활개 칠 수 있다.
따라서 호텔들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거나 ‘억울하다’고만 하소연 할 것이 아니라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할인판매 룸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 룸을 정상가로 이용케 해도 그만큼 화대가 비싸져 성매매 업주들의 영업에 제한을 하게 된다.
나아가 강남의 호텔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몰려드는 전 세계 관광객들을 품격 있게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품격이 엉뚱하게도 ‘품격 있는 성매매’로 악용되는 성매매 천국으로 오인된다면 그 피해는 호텔 측이 제일 많이 입는다.
거듭 강조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남의 특급호텔은 지금 성매매 장소로 무차별 이용당했다. 심하게는 모텔 수준으로 떨어졌다. 흔히들 모텔은 불법 성매매 온상이라는 생각 때문에 왠지 이용하기에 꺼림칙하다고 느낀다. 혹시 여행을 가서라도 가족들이 함께 숙박을 하기는 더욱더 저어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급호텔까지 이런 취급을 받는다면 정말 창피스러운 일이다.
명품호텔들이라고 자부하는 강남호텔들은 위기의식을 갖고 이번 사태에 임해야 한다. 선진국에서 일류호텔들이 이처럼 무방비의 성매매에 노출됐다고 하는 상상을 해보면 우리 호텔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짐작할 줄로 안다. 경찰의 단속은 지속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호텔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품위를 지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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