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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한원석 팀장|양준규·신성수 기자] 최근 대학들이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특히 수도권 대학에 비해 학생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방대학의 경우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대학교들은 특색 있는 학과를 통해 해당 분야에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신입생 확보를 위해 획기적인 발상에 나선 지방대학교들의 이색학과에 눈길이 간다.
차세대 유망 산업 인재 수요 발맞춰 교육·실습 기회 제공
무인항공기(드론)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차세대 모빌리티로 주목받으며 군사적 활용, 배달 서비스, 드론을 이용한 드론 택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드론 시장 규모는 2020년 5000억 원 규모로, 정부는 2025년 1조 원을 목표로 집중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드론 관련 인력 육성의 필요성도 커졌다.
한서대학교 드론응용전공은 드론의 비행과 활용방안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과다. 체계적인 운영 실기 교육 및 훈련을 위해 드론 조종 연습용 모의 비행장치와 훈련용 드론 등을 갖추고 있다.
드론응용전공을 졸업한 학생은 민간기업·방송국 등 민간분야 뿐만 아니라, 군·경찰·해경 등에서 드론 조종사 및 레이싱 조종사로 일하거나 드론 수집 빅데이터 전문가, 드론 가상현실 전문가, 비행교관, 실기 평가관, 정비사, 검사관 등으로 일할 수 있다.
이재용 한서대 드론응용전공 교수는 “같은 무인항공기를 다룬다고 해도 비행·설계·소프트웨어·전자 등 다양한 부분이 있기에 학생들에게 드론응용전공을 하면서도 한 개 정도는 다른 것을 취하라고 강조한다”면서 “학교에서도 진로에 따라 필요한 분야를 찾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를 같이 전공해 보잉코리아 같은 항공 회사로 가거나 임무용 드론 제작에 재능을 보여 관련 기업으로 간 학생도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취재팀은 한서대 태안캠퍼스 비행 연습장에서 진행되는 비행 수업을 직접 참관했다. 드론을 가져다 놓고 관련 부품 등에 대한 이론 수업을 진행한 후 조교의 신호에 따라 드론을 조종하며 비행에 대해 배운다. 방문할 때는 기초 과정 수업을 진행 중이어서 연습용 드론을 활용한 기본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만 다뤘지만 이후에는 더 심화된 과정을 배운다고 조교는 귀띔했다.
드론응용전공에 재학 중인 송승환(24·가명) 씨는 “항공 정비쪽 학과를 다니다가 드론이 요즘 장래가 밝다고 해서 편입하게 됐다”며 “현재는 드론 제작 쪽으로 진로를 잡고 직업을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반려 가구는 한국 전체 가구의 29.7%인 604만 가구, 반려인은 144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 원에서 2020년 3조4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2027년에는 6조 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애완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이 등장하고 있다.
중부대학교는 애완동물학과에서 반려동물 1400만 명 시대에 맞춰 관련 산업에서 일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1학년 때 일반화학·일반생물학·애완동물자원학·동물보건학 등의 기초 과목을 배우고 이후 반려동물산업·동물 보건·동물 훈련·가축방역 등 세분화된 분야를 배운다. 여기를 졸업한 학생들은 동물원, 동물 관리·보건, 동물간호복지, 동물용의약품 연구개발, 애견 미용·훈련 등의 분야에 종사하며 축산 혹은 방역 분야로 진출하기도 한다.
대학 자체적으로 동물과 관련된 시설과 자원을 갖추고 있기에 학생들이 동아리 등을 통해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여러 견종의 강아지를 견사에서 직접 관리하며 훈련, 독스포츠, 피트니스 경험을 쌓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애견 미용 분야에서도 직접 미용을 진행하며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자격증 취득과 미용 대회 출전까지 지원한다.
중부대 사육동아리 ‘애플’은 파충류, 포유류, 어류, 양서류, 절지류 등 다양한 동물을 사육하며 번식 등을 진행한다. 학교 내에서 자신에게 맞는 동물을 찾고 직업 사육하고 관리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반려동물학과 관계자는 “동물복지학과에서는 같은 동물 봉사 활동을 하더라도 교수와 같이 동물스터디를 하며 정책적으로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동물 보호 및 복지에 대한 정보를 쌓는 등 앞으로의 진로를 위한 활동들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분야라도 특화된 교육 제공… 재학 중 자격증·실무 경험 쌓기도
나사렛대학교 수어통역교육전공은 청각장애인과 청인(청각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어와 음성언어를 통역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다. 아시아권에서 유일한 4년제 대학교 전문 수화 통역사 양성 과정이기도 하다. 2학년 때부터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며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은 재학 중에도 여러 곳에서 섭외를 받아서 파견되는 등 통역사로서의 역량과 경력을 일찍부터 쌓을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수어통역전공을 졸업한 학생은 전국 시도 수화통역센터, 농아인협회, 수어교육원, 통신 중계 서비스 중계통역사, 국가 공공기관, 초·중·고등·대학교 교육통역, 수어교육강사, 사회복지사, 시청·동사무소 수어통역 업무 등에 종사하게 된다. 수어통역교육전공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청 등 지자체 단체나 은행 등에서 수어 통역 상담원 고용이 늘고 있고 어떤 기관에 속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할 길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어통역교육전공을 졸업한 권희주(25) 씨는 “우연히 수어를 배우게 됐다가 청각 장애인과 제한 없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전공하게 됐다”며 “그냥 수어를 배우는 것보다 한국 수어 문법과 같이 언어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림대학교 도서관미디어정보과는 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 흐름에 맞춰 도서관, 정보센터, 데이터 및 콘텐츠 관련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키우는 데 주력한다. 특히 실무 능력과 창의성·인성을 겸비한 도서관 사서, 미디어 콘텐츠 관리자, 정보 및 데이터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국가 공인 사서자격증을 취득한다.
대림대는 전공 관련 자격증을 5개 이상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1인 다자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과 졸업생들은 공공도서관이나 대학·학교·전문도서관, 정보센터 등에서 근무하거나 출판사·콘텐츠 제작업체·대형서점·방송국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 밖에도 도서관 관련 솔루션 업체, 데이터베이스 관리 업체, 빅데이터 분석 업체 등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도서관미디어정보과에 재학 중인 송현미(23) 씨는 “도서관 사서라고 하면 책 정리하고 이런 것만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알아야 하는 것도 많고 해야 하는 일도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엑셀이나 포토샵 같은 것을 배우더라도 도서관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배운다”고 말했다. 송 씨는 이어 “도서관 운영을 맡고 있기 때문에 경영 쪽도 배우고 행정, 총무 업무, 마케팅 트렌드 같은 교육 과정도 있어 자신이 어느 쪽에서 일하고 싶은지에 따라 과목을 찾아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색학과들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다른 곳에는 없는 그 대학만의 이색 학과가 있는 것이 학생 유치에는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인기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지나치게 트렌드만 따라가는 행보에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방성용 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은 “실제로 원하는 진로가 있는데 관련 학과를 찾기 힘든 학생들은 학교에 전화를 걸어서 이런 학과가 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며 “학과를 보고 오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방 팀장은 “사회 변화에 맞춰서 필요한 종류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시기에 맞춘 학과가 많이 나온다”며 “다만 너무 트렌드에만 맞춰가기 때문에 새로운 학과가 쉽게 생겼다가 빨리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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