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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20여 년 언론인 생활에서 몸에 밴 관찰력과 기획력에 기반한 경험의 소산이 행정으로 녹아든다. 그래서 지금은 (여의도) 정치인들보다 더 ‘민생’을 얘기한다. 왜냐하면 지금 정치인들이 ‘입으로 죽을 쑤는’ 식이라면 지금 이 용인특례시장은 몸으로 민생을 살피는 ‘찐 민생’ 정치인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말로 민생이라면, 시장은 온종일 민생이에요.”
이 시장의 말에서 얼마나 그가 민생 살피는 일에 진심인가가 묻어난다.
민선8기 용인시장으로 취임을 하고 반환점을 돈 지가 석 달 가까이 될 즈음 시장 이상일의 성공적 업적 뒤의 숨은 이야기를, 일 잘하기로는 전국 지자체장 중에 으뜸격이라 자부하지만 ‘인간 이상일’ 이야기를 조용히 나누고 싶었다.
오랜 기다림에 얻은 기회랄까. 이 시장과의 티타임 조우가 24일 오후 이뤄졌다. 장소는 그의 집무공간이었다.
이 시장을 만난 순간 ‘그간 몸을 너무 혹사한 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안쓰러우니 만큼 수척해보였다. 넓은 회의 테이블이건만 수북이 쌓인 서류더미로 가득했고 얼굴엔 땀으로 번들거렸으며 입술 주위는 늘 터져 있는 듯했다. 링거 신세를 세 번 졌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아이스 브레이킹할 때 흔히 동창 얘기하고 출신지 얘기하고 하듯 그에겐 언론인 생활 이야기가 딱이었다. 3년6개월간의 워싱턴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정치부장 등을 거쳐 12년 전 정치 입문하던 시절 얘기를 던졌더니 그는 “저는 지금도 당시 기자생활을 하며 깊이 관찰하고 때론 마음대로 상상해보며 기획기사를 준비하던 습관이 지금 지방 행정가로서 생활하는데 큰 힘이 되고 때론 정책적 영감을 얻는 원천이 되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행운처럼 다가온 부분도 부인할 수 없지만 역대 용인시장이 4년 혹은 8년씩 해서 이룰 일을 그는 단 1·2년만에 압축적으로 해낼 만큼 이상일하면 일 잘하고 일 많이 하는 시장, 물불 안가리고 열정적으로 일을 찾아 하는 시장이란 소리를 듣는 것도 그 때의 습성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내친 김에 시정 브리핑 때나 각종 특강활동 중에 그가 부쩍 많이 쓰는 키워드 즉 ‘꿈·도전·변화·혁신·창조적 사고’에 더해 거의 오토매틱하게 튀어나오는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예술적 가치며 피카소의 버려진 자전거가 300억 원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한 얘기 등을 나누면서 그의 문화예술적 조예와 영감이 어떻게 시정(市政)으로 연결될 수 있는건지 궁금했다.
결국 그것이 그가 취임과 함께 내세웠던 ‘용인 르네상스’가 될 것이란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피카소가 버려진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만을 가지고 안장의 위치만 바꾼 뒤 핸들에 붙여 청동을 입힌 작품은 나중에 300억 원에 팔렸습니다. 상상력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창조적 사고는 리더십에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로니컬한 부분이 이것이다. 정치인에게 문화예술적 조예가 깊다고, 인문학적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당장에 표를 더 주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일을 잘해 성과로 남아 있는 건 결코 사라지지 않고 누가 가져갈 수도 없는 건 분명하지않나 싶다.
그럼에도 이 시장을 이야기할 때 조금은 저평가되는 부분이 바로 이 ‘일 그리고 성과’ 부분이다. 일각에서 이 시장 취임 이후 용인시가 이룬 반도체국가산업단지나 평택 용인의 오랜 숙원이었떤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이끌어 낸 일 등은 그 하나만으로도 길이 빛날 업적임에도 조금은 ‘저평가 ’ 되고 있는건 아닌가 싶어서다.
이와 관련 그는 시의 난제를 풀어내고 미래 먹거리 터전을 만들어 놓는 일은 당장에 얻을 정치적 이득을 생각해서라기보다는 미래 용인시민의 삶과 꿈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선거 때 시민들에게 용인특례시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대통령과 정부의 협력을 얻어 오랜 숙원 사업을 푸는 등 용인시를 대개조하겠다고 말씀드렸었죠. 그 약속 대로 2년간 과거 어느 시장도 해내기 어려운 많은 결과를 보여드리며 시정 전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자부합니다.”
실제로 이동·남사읍 일대 747만㎡에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받아 용인을 세계 반도체 중심도시로 만드는 기틀을 굳게 다졌다. 이곳과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등 3곳 1266만㎡를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받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까지 만들었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용인시가 담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는 표현도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이 있어서 가능하다.
이 시장은 “반도체 효과를 바탕으로 도로망과 철도망 구축도 탄력을 받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시의 ‘L자형 3축 도로망 계획’의 핵심 중 하나인 경부지하고속도로(용인기흥~서울양재) 사업이 8월22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사업추진이 가시화됐고, 화성 양감부터 용인 남사·이동읍을 거쳐 안성 일죽까지 45㎞ 구간을 연결하는 ‘반도체고속도로’ 사업에 대해선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투자관리센터에 의뢰해 적격성 조사를 진행 중으로 대통령도 올 3월25일 용인특례시청에서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 남사이동 국가산단이나 원삼면의 SK반도체 팹(Fab) 등은 당초 일정보다 훨씬 더 빨리 추진되고 있다고 이 시장은 귀뜸한다.
그런가 하면 45년간 용인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도 마찬가지로 반도체 효과로 이룬 성과이자 대표적인 지역 숙원 사업 해결이라 조금도 저평가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은 물론 문화·예술·체육면에서도 그의 업적은 빼놓을 수 없다. 반도체고교 개교를 확정했고, 백암고와 용인삼계고가 정부의 자율형공립고 2.0 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또 189개 초·중·고 교장·학부모 간담회 2개 특수학교 간담회 등을 잇달아 열어 학습 환경·통학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일선 학교 교장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지금도 이 시장에게 고마움을 잊지못한다. 이날도 시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코너에는 전날 처인구 이동지역 일선 학교 교장선생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시장이 학교 현장의 애로사항을 깊이 청취하고 하나도 빼놓지 않고 해결해주려는 노력을 기울여 온 것에 대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는 송전초교 한 학부모 임원의 감사와 격려의 글이 빼곡히 올라와 있다.
그의 각종 민원해결 방식은 해결 가능한 것은 ‘로켓 배송’보다 빠른 ‘리얼타임’식이되 해결할 수 없는 민원에는 처음부터 분명하게 ‘불가하다’고 말해준다.
그래야 담당 공무원도 이중 수고하지 않고 그게 차라리 민원인에게 ‘희망 고문’ 안하고 새로운 길을 찾게 해주기 때문이란다. 안 되는 걸 해줄 것처럼 하면 공무원도 시달리고 시장이 민원인에게 적당히 얼버무려 해줄 것처럼 하는 건 정직하지 못하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연히 올해는 취임 3년 차로 말 그대로 ‘손에 쥐는 실적’으로 유권자로부터 새로운 평가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하는 해다. 올해 마무리짓게 되는 주요 시정 목표가 무얼까 싶었다.
이시장은 “경기도 시·군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212건의 공약사업을 확정했는데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이 가운데 93%가 정상으로 추진되고 있고 47%를 완료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공약 대부분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더해 공약에 없는 초대형 성과를 아주 많이 냈기에 민선 8기 용인특례시의 성과는 공약 이행률 숫자로 나오는 것보다 훨씬 크다 하겠죠”라고 덧붙였다
원삼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에는 50여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들어오는데 이미 분양 대상 37개 필지 중 31개 필지에 원익IPS·주성엔지니어링·솔브레인 등 굴지의 소·부·장 기업 29사가 입주 협약을 마쳤단다.복지와 관련해선 그의 장애인과 장애 학생에 대한 생각이 누구보다 깊다.
장애인과 장애 학생들을 위한 ‘가상현실 스포츠 체험센터’를 개관했고 반다비체육센터 건립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건립 공모에 선정돼 국비 40억 원을 확보하면서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 기흥장애인복지관에 장애인 재활을 돕는 스마트 재활센터를 개소한 것이 잘 말해준다.
올 7월 민선8기 2주년 언론브리핑을 통해 이 시장은 광역시급 대도시 공간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150만 인구의 대도시로 성장하는 것을 대비해 미리부터 도시기본계획을 전면적으로 새로 짜는 등 미래형 첨단도시를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시장은 “반도체 중심도시로 급부상하면서 용인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 추세는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도 처인구 곳곳에서 도시개발을 추진하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고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소식이 들려오는 데다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인구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초대형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들어설 팹 1동은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5동을 합한 정도로 어머어마한 규모다. 원삼엔 이런 팹 4동이 들어서니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텝반도체 국가산단엔 이런 정도의 팹 6동이 들어선다. 관련 소·부·장 협력업체만도 200여 사가 입주할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이 같은 업적에도 조금이라도 저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면 어떻게 하려느냐는 생각으로 ‘동네 어귀나 논두렁에서 만나는 시민들에게 존경받는 시장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재차 물었다. 또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노력으로 남은 후반기 임기를 해가려느냐고도 물었다.
그의 답은 의외였다.
“아니요. 저는 기존의 처신을 유지하면서 하려고 해요. 저는 제 책무가 저를 뽑아주신 시민께 일과 성과를 보여드리는 것이고 그런 거창한 것만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생활 밀착형 사업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또 제 아이디어도 많았고 또 공직자들한테 브레인 스토밍해서 좋은 아이디어 좀 내서 하자고 했고 그래서 인도 제설처럼 전국 최초로 하는 것도 제 아이디어고 어르신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도 전국에서 최초입니다.”
여전히 일과 성과로서 진정성있게 다가가자는 것이고 ‘정공법’으로 가겠다는 전략으로 들렸다. 뿐만아니라 학부모를 많이 만나고 학부모의 요청이 문자로 들어오면 하나도 안 빼놓고 모두 응답하고 미팅 요청이오면 일정 잡아보려 노력한다고도 했다.
이 시장의 구상대로 ‘용인 르네상스’가 실현되어 꽃을 피우게 된다면 미래의 용인의 모습은 어떻게 탈바꿈할까. 좀더 구체적으로는 10년 뒤 용인의 모습을 또 어떨까.
이와 관련 이 시장은 올 7월 민선8기 2주년 언론브리핑을 통해 광역시급 대도시 공간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110만 명에서 150만 명의 대도시로 성장하는 것을 대비해 미리부터 도시기본계획을 전면적으로 새로 짜는 등 미래형 첨단도시를 준비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단순히 인구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초대형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들어설 팹 1동은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5동을 합한 정도로 어머어마한 규모고요, 원삼엔 이런 팹 4동이 들어서니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시로 변모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중심도시로 급부상하는 만큼 거기에 걸맞게 도로망, 철도망도 갖춰야 하며 첨단 정보기술(IT) 인재를 양성할 교육시설과 그들이 머물 정주여건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 시장은 “강남 부럽지 않은 도시가 아니라 강남에서 부러워하는 도시를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라고 강조했다.
취임 일성처럼 용인 대개조 캐치프레이즈를 실현하고자 그의 입술은 부르튼 게 일상이 되다시피해 보인다. 일하면서 영감 받으면 시정에 곧바로 대입해가는 이 시장의 ‘시정철학’이 또렷해져가는 듯하다.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제8대 경기도 용인특례시장(2022년~)이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과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정치에 입문해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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