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등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정치권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야권은 명 씨 의혹을 계기로 ‘대통령 탄핵’ 불씨를 키우려는 듯한 태도다. 반면 명 씨가 국정감사 불출석을 통보한 가운데 명 씨 의혹이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9일 법조계에 의하면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운동(사세행)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명 씨·김영선 전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에 최근 배당했다.
명 씨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관련 핵심인물로 지목된 상태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직후부터 대선에서 승리할 때까지 80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대통령실은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8일 언론 공지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 씨를 만나게 됐다.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 보게 됐다”고 밝혔다.
또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건 아니다”며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윤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걸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다.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반면 야권은 명 씨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분위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뛰는 천공 위에 나는 명태균이냐. 요즘 김건희는 정권실세이고 명태균은 비선실세라는 말인 돌아다닌다”며 “비선실세가 판치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 우리가 이미 겪었고 결말이 어땠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8일 CBS라디오에서 “최근 명 씨 등의 폭로를 통해 ‘V1’이 실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즉 김건희 씨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명 씨 등을 통해 선거 시기에 공천개입 말고 윤 대통령 취임 후 인사 추천·정책 건의 등 국정 개입을 했냐 안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것이 확인되면 명태균이 바로 제2의 최순실이 된다”고 했다. 또 “대통령 취임 후 명 씨가 여러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게 관철됐다면 명백한 국정농단으로 탄핵 사유”라고 덧붙였다.
명 씨는 8일 JTBC 인터뷰에서 “아직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 입 열면 세상이 뒤집힌다”며 “대선 때 내가 한 일을 알면 모두 자빠질 것이다. 내가 (구속돼 구치소에) 들어가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야권 입장과 달리 명 씨 의혹이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명 씨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8일 ‘검찰 수사 중이라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여권에서는 명 씨에 대해 ‘허풍이 세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명 씨가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명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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