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韓산업 실적 개선 기대 크나 성장률 둔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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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저성장 꼬리 물며 심화하는 ‘우로보로스의 딜레마’ 문제 꼽아
트럼프 재집권 시 이차전지·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영향 불가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0 12:08:05

▲ 하나금융연구소는 20일 발간한 ‘2025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반도체·조선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내년 국내 산업의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중국 등 수출시장의 수요 둔화로 성장세는 올해보다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및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조선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내년 국내 산업의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중국 등 수출시장의 수요 둔화로 성장세는 올해보다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20일 발간한 ‘2025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금리인하에 따라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올해 부진했던 내수·서비스 업종은 내년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대외 수요 약화와 기저효과로 수출성장률이 올해보다 하락하며 반도체 등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성장 둔화 압력이 증대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요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이차전지·통신·소매유통 등은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자동차·해운·정유 등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철강·석유화학·건설 등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내년 핵심 이슈로 ‘저성장이 불러온 불편한 손님, 양극화’를 꼽았다. 팬데믹 이후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과거보다 심화했는데 성장 기회가 있는 일부 분야에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면서 사회 전반에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저성장으로 양극화가 발생하고 양극화로 저성장이 심화하는 ‘우로보로스의 딜레마’가 국내 산업이 갖는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양극화 심화 현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집중되지만 내수 중심의 전통 제조업·서비스업은 비교적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적과 생산성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아울러 부동산 등 자산 양극화와 부채 부담 등으로 저가형과 고가형으로 양분되는 소비 시장 구조가 고착화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오유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경우 전반적인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저출산 대책 강화, 고른 성장을 위한 중소·중견기업 지원 확대,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산업·기업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 산업 영향도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친환경에너지·공급망 재편·무역정책 등에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철강·태양광·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축소·폐지에 따른 이차전지·전기차 산업의 수익성 악화와 미국의 수입 관세 인상에 따른 철강·자동차 산업의 수출 위축 등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방위산업은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수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2025년 국내 산업은 전반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종별·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이어질 전망이다”며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제언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