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대규모 정전 사태… 국가 마비 위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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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8곳에 의존… 낡고 보수 안 돼 전력난 다반사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0 16:54:24

▲ 고질적인 전력난에 시달려 온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이어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18일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수도 아바나 등 전국이 정전에 빠졌으며 18일 밤 일부 재개됐지만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19일 오전 또 중단됐다. 연합뉴스

고질적인 전력난에 시달려 온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이어졌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쿠바에선 18일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수도 아바나 등 전국이 정전에 빠졌으며 18일 밤 일부 재개됐지만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19일 오전 또 중단됐다.

복구에 노력 중이지만 주말 안에 전력 공급을 완전히 재개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고 쿠바 당국은 인정했다. 에너지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전력 사용 감축을 위한 긴급조치에 들어간 상태였다. 비필수적인 사업체에 생산중단 명령이 내려졌으며 학교와 문화시설 등은 문을 닫았다.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가 “최소한의 전기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경제를 마비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정부가 에너지 비상사태 해결에 절대적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전력이 복구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력 공급이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허리케인 오스카가 이날 쿠바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더했다.

쿠바에선 시설 노후화와 경제난에 따른 연료 수급 부족이 오랜 고질병이다. 전력 생산을 화력발전소 8곳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되며 제대로 된 유지 보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외화 부족과 경제난으로 원유 수입이 어려운 점도 한몫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저가로 제공받던 원유 공급도 줄어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에너지난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못 거두고 있다.

카리브 제도의 섬나라이자 북미 유일의 사회주의 국가 쿠바는 카리브해 최대 면적의 국가이자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약 1000만 명)다. 윈드워드 해협을 사이에 두고 동쪽엔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 케이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남쪽엔 케이만 제도와 자메이카, 플로리다 해협 너머가 미국 플로리다주다.

쿠바는 ‘미 합중국의 뒷마당’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카리브해의 진주’ ‘세계인들이 동경하는 섬’이며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체 게바라가 참여한 쿠바 혁명으로 1961년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한 이래 공산주의 국가다. 냉전기엔 전 세계 공산혁명을 지원하며 미국과 대립해 왔으나 2014년 12월18일 국교정상화 선언을 했다. 2월 우리나라와의 전격 수교도 놀라움을 안겼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