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韓 경제… 각종 지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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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지탱한 수출 활력 약화… 11월 수출 반도체 빼면 4.6%↓
소비 침체 길어지는데… 미래 경기 바라보는 가계 전망도 ‘흐림’
청년 취업자 감소 장기화 등 고용 지표도 암울… 투자도 침체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3 09:00:00

▲ 부산 강서구 부산항 신항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도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 관련 각종 지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금융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내년 경제도 불안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3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4년 4분기)’ 보고서를 발표하며 4분기 경제 동향과 관련해 내수·수출의 경제 성장 견인력이 동반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14개월 연속 증가하며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은 성장 견인력이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경기 활력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경연은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비 0.1%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분기(△0.2%)의 역성장을 감안할 때 저성장 국면이 지속 중”이라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할 정도로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상황이다. 현경연은 그동안 수출 경기를 견인했던 반도체 수출도 경기 하강 우려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소비도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누적된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가계 소득이 정체됐고, 구매력이 줄어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폭되면서 침체 국면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가계의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정도를 나타내 주는 향후 경기전망 CSI도 10월 81p에서 11월에 74p로 하락했다.

설비투자의 핵심 부문인 정보통신기술(ICT) 투자도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ICT 투자는 7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투자 미래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국내기계수주액증가율도 10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에는 3.4% 증가했으나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고용 지표도 불확실성이 감지되고 있다. 전체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고, 연령별로 청년층의 고용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및 건설업의 고용창출력이 위축되는 모습이 뚜렷했다.

10월 실업률은 2.3%로 전년 동월 대비 2%p 상승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18.2만 명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 1월(31만4000명 감소)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서비스업은 26만3000명 늘어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는 각각 3만3000명·9만3000명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