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코리아 디스카운트’ 막자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논설

기업·소비자 신뢰 약화… 내수 부진 성장에 부담
中경기 둔화·美통상정책 불확실성 외부 역풍
효과적 재정·통화정책으로 경제 하방 막아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7 00:02:01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내란 수사’와 ‘탄핵소추’ 국면으로 한국이 대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빠르게 수습되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한국 정치·경제·안보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한국 증시가 실제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는 것을 의미한다. 올 한 해 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박스권 장세와 미국 대통령선거 불확실성·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의 악재를 겪으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중국경제 호황과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호재가 있어 충격이 크지 않았다고 전제하며 “반대로 2025년 한국은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외부 역풍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정치적 여파가 장기화하면 예산안과 같은 중요한 법안을 효과적으로 통과시키거나 경제 성장 둔화·어려운 지정학적 환경·인구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제약 등 수많은 과제를 해결하는 정부의 능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약세를 보이는 기업과 소비자 신뢰가 약화돼 내수에 부담을 주고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관세 폭탄이라는 극단적 보호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국경제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수출에 어떤 충격을 줄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를 제시했다.

미국 통상정책의 급격한 전환으로 세계 교역이 위축될 경우 우리 수출에도 작지 않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더욱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20%)인 중국이 부동산경기 침체와 미국과의 갈등 격화로 경제가 급락하는 경우 우리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소추로 전반적인 소비·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수출 둔화가 가중될 경우 내년 성장률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신용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에 조기 정국안정화를 꾀해야 한다.

돈이 돌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데 대기업들은 정국 불안 등으로 불투명성이 커지자 내년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6단체 대표들이 “기업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한 것을 가볍게 흘릴 일이 아니다. 정부는 실물경제 충격이 발생하지 않게 24시간 경제금융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긴밀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노조도 자제해야 한다. 비상시국에 국민경제를 생각한다면 무리한 요구를 삼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적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무너지는 경제를 추스르기 위해서는 탄핵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빨리 걷어 내고, 정부와 정치권이 제때에 효과적인 재정·통화정책을 동원해 경제의 하방요인을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털고 자신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경제 위축이 큰 만큼 성장 친화적인 정책기조를 강화해 나감과 동시에 단기 경기부양책 도입 등을 통해 성장경로로부터의 이탈을 방지하는 정부·국회·기업의 노력이 절실하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