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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전세난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의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용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한도가 낮고 의무 가입해야 하는 특례보증의 보증료 부담이 커서 집주인들이 대출 신청을 꺼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빌라 전세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후속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점도 영향을 미쳤다.
11일 국회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HF)·SGI서울보증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역전세 반환대출 특례보증이 출시된 2023년 9월부터 작년 12월까지 1년4개월 동안 임대인의 보증 가입 건수는 502건에 불과했다. 정부가 대출 요건을 완화해주었음에도 실질적인 신청 건수가 적다는 점에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역전세 반환대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낮은 대출 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전세금 반환을 위한 대출 한도를 설정할 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받아야 하는 최우선변제금(일명 방 공제)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다. 서울의 경우 최우선변제금이 5500만 원인데 방이 두 개 있는 빌라는 대출 한도에서 1억1000만 원이 빠진다. 결과적으로 집주인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출 금액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 임대인이 대출을 받을 경우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특례보증 보증료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임대인은 “몇백만 원밖에 대출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여기에 보증료까지 부담하라고 하니 대출받을 유인이 없다”고 토로했다.
빌라 전세 시장의 위축도 역전세 반환대출 이용 저조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빌라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4년 서울의 주택 전세 거래량은 25만8186건으로 전년 대비 1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 월세 거래량 감소 폭이 1.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전세 시장이 더 위축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후속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주인이 역전세 반환대출을 이용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대출을 받더라도 1년 내 후속 세입자를 구하거나 본인이 직접 거주해야 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임대인들은 섣불리 대출을 신청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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