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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 의혹’(일명 런종섭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전 비서관이 특검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 47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취재진이 “이 전 장관의 대사 내정이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였느냐”, “공수처에 고발된 인사를 내정한 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직접 보고받았느냐” 등 질문을 던졌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 고생 많으십니다”라고만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이 전 비서관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내정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와 윤 전 대통령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당시 이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으로 재직하며 인사 검증 절차를 총괄했다. 특검팀은 특히 2023년 12월 7일 이 전 비서관이 행정관에게 “외교부에 연락해 임명 절차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했는데, 같은 날은 공수처가 법무부에 이 전 장관 출국금지 조치를 요청한 시점이었다.
런종섭 의혹은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 법무부·외교부·국가안보실이 이 전 장관을 수사선상에서 빼내기 위해 주호주대사에 임명했다는 혐의다. 이 전 장관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였지만,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나흘 뒤 출국금지가 해제돼 호주로 출국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외교부가 졸속 심사를 통해 이 전 장관을 ‘적격’으로 판정했는지, 법무부가 공수처의 출국금지 연장 요구를 무시하고 이를 해제했는지, 또 국가안보실이 여론 무마용으로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급조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지난 7월 특검은 이 전 비서관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인사비서관으로, 검찰 시절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꼽혔다.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 법률지원팀에서도 활동했다. 그의 부인 신모 씨는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의 차녀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에서 여권법 위반과 9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9번째 소환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령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당시 해병대 수장이었으며, 초동수사 결과 보고 및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모해위증)를 받고 있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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