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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맞은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지난해와 달리 대폭 간소화된 규모로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윤석열 정부 시절 2년 연속 서울 도심에서 성대하게 열린 시가행진이 생략됐고, 병력과 장비, 예산 모두 크게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정부의 안보관 변화가 행사 기조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기획단에 따르면 이날 기념식에는 제병지휘부와 의장대, 군악대 등 총 998명의 병력이 참여했다. 지난해 5천 명이 동원된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장비 역시 K2 전차, 대형 무인잠수정, 스텔스 전투기 F-35A 등 40종 100여 대만 참가해, 작년 83종 340여 대와 대비된다. 행사 예산도 72억 원에서 27억 원으로 줄었다.
기획단 관계자는 “올해 국군의 날은 병력과 장비, 예산 등 전반에서 줄여 ‘콤팩트’하게 치르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시가행진의 부재였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75주년, 2024년 76주년 국군의 날에 10년 만의 도심 시가행진을 재개해 숭례문에서 광화문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는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 만에 2년 연속 치러진 사례였다.
반면 올해는 기획 단계부터 시가행진을 배제했다. 당초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5년 단위 정주년 행사에만 치러져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예년의 기준으로 회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행사 슬로건은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강국’이었다. 국군 장병과 민간이 함께한 민군 통합 태권도 시범, 합동 전통악 공연,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고난도 비행 등이 이어졌다.
지상에서는 K-9 자주포와 K-2 전차 등 주요 무기체계가 전시됐고, 별도의 새로운 대형 전략무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저피탐 무인편대기, 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자폭형 무인기, 협동 자율 탐사로봇 등 미래형 무인전력이 다수 전시돼 국방부가 강조하는 ‘첨단 과학기술군’ 전환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채 상병 사건’ 관련 훈장 수여
비육사 출신 제병지휘관 7년 만
기념식에서는 군 내부 사건 수사와 관련된 의미 있는 포상이 눈길을 끌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당시 상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이어온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헌법적 가치 수호 공로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강병국 육군 상사는 보국포장을, 김경철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은 보국훈장 천수장을, 공군사관학교 첫 여생도 출신 박지원 공군본부 정책관리과장(대령)은 대통령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육군 제6보병사단, 해군 잠수함사령부,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해병대사령부 등은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았다.
올해 행사 제병지휘관은 학군(ROTC) 30기 출신 최장식 육군 소장이 맡았다. 비육사 출신 장성이 제병지휘관을 맡은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는 육사 중심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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