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4800만 원 탕진… 불법 환전부터 도박 사이트 버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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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포커 게임서 불법 환전상 판쳐
SNS서는 도박 사이트 홍보 콘텐츠가
청소년들 노출 가능성도 높아 우려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7-04 10:37:00

▲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콘텐츠들이 게시되고 있다. 한 유튜버가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하며 수익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 캡처

일부 도박 게임에서 무료 게임머니를 불법으로 환전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불법 환전 규모도 명확히 알 수 없어 피해 금액이 클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SNS 등에서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영상들이 제재 없이 송출되고 있다.

5일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일부 도박 게임에서 불법 환전으로 큰돈을 잃은 사례가 있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남성 A씨(54)는 “도박 게임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포커칩으로 게임하다가 머니상(불법 환전상)을 알게 됐고 처음에는 소액으로 환전하다가 규모가 커져 이틀 만에 4800여만 원을 잃었다”고 전했다.

A씨는 불법 환전을 하게 된 경로를 묻자 “유튜브에서 윈조이포커 게임 하는 것을 보다가 동일 전화번호가 댓글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연락해보게 됐다”고 답했다.

해당 게임에서 불법 환전상과 접촉하는 방법은 쉬웠다. SNS에 검색해도 불법 환전상들과 연락할 수 있었다. 심지어 게임 내 1:1 채팅을 통해 처음 보는 아이디들이 불법 환전이 가능하다며 홍보하는 메시지가 오기도 했다.

불법 환전상으로 활동했던 B씨는 “무료 게임머니를 유통하면서 1년 동안 통장에 140억 원이 찍힌 적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 등에서 불법 환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게임 내 불법 환전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등에는 ‘바카라’라는 검색만 해도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콘텐츠들이 올라와 있다.

한 실시간 중계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었다. 일부 시청자가 “도박이니 결국 돈 잃는 것 아니냐”고 묻자 관리자로 보이는 유저는 “우리는 이것을 재테크라고 부른다”고 답했다. 이어 “하루에 10%씩 먹는다고 생각하고 수익난다”며 “가족방(텔레그램을 이용한 비공개방)으로 와서 눈으로 직접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관리자가 게시하는 링크를 들어가 보니 ‘실시간 도박을 도와준다’며 ‘24시간 1:1 상담이 가능하다’는 게시물이 있었다.

또 다른 도박 유도 콘텐츠를 올리는 계정에는 1분 남짓한 영상들이 올라와 있었다. 영상은 대부분 가벼운 실시간 소통을 하면서도 수천만 원씩 얻어가는 내용이었다. 제목도 ‘대박 나서 벤츠 뽑으러 간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안내하는 링크는 불법 도박 사이트로 연결됐다. 해당 사이트는 아이디·닉네임·거래은행·환전시 사용되는 비밀번호 등을 요구할 뿐 개인정보는 예금주 정도뿐이었다.

개인정보 확인이 까다롭지 않아 청소년이 도출될 우려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 시 ‘타인 아이디를 사용한 경험률’은 5.8%였고 ‘타인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한 경험률’도 1.7%였다.

이들 가운데는 도박성 게임 등 유해매체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건혁 기자 g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