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년 난제 ‘유보통합’ 세부 추진 계획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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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취지·목적 등 對국민 홍보 제대로 된 건가
재원·자격 기준 등 부처 간 이견 조정·해결 필요
유보통합 대선공약 했던 민주당 당연히 협조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2 00:02:01

지난 30년 교육계의 숙원사업이자 난제였던 ‘유보통합’이 드디어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합치는 ‘유보통합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교육부(유치원)와 보건복지부(어린이집)로 나뉘어 있던 영유아 교육·보육 업무가 교육부로 일원화된다. 하지만 이 계획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보통합은 당연히 학부모와 영유아 등 미래 세대를 위한 계획이다. 정부는 2026년 본격 실시될 유보통합에 앞서 올 하반기부터 통합기관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0~5세까지 전체에 국가·교육청 수준의 지원을 제공하여 영유아 교육과정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최근 교육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작 학부모의 찬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취지나 목적 등 대(對)국민 홍보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는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전국 2041개 유치원 원장·교사 2000명·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유아교육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부모 가운데 맞벌이 학부모의 찬성도가 외벌이의 경우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 시스템을 통합해 정비하는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내놨지만 정작 유치원 학부모 중에서는 맞벌이 학부모(2.78)의 찬성도가 외벌이(2.92)보다 낮았던 것이다. 미취업 학부모(2.97)의 찬성도가 가장 높았던 것도 의외였다.

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은 학부모들보다 찬성도가 낮았다. 특히 유치원 원장들(2.34)보다 교사들(2.15)의 찬성도가 더 낮아 유보통합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보통합 정책이 거론되면서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등 이해관계자 사이의 갈등 문제가 난관으로 지적돼 온 것이 사실인데, 이를 반영하는 현실적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유치원 교사 자격증과 어린이집 보육 교사 자격증을 통일해야 하는데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갈등의 소지가 있는 교사 자격 등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거쳐 올해 연말쯤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론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

또 유보통합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과 기대치를 높이기 위해 대국민 홍보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작 박수를 치면서 이 정책을 환영해야 할 맞벌이 학부모의 호응도가 낮다는 건 정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부분을 포함한 세부 추진 계획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보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쟁점은 재원 마련 문제다. 유보통합을 위해서는 매년 최소 2조 원 이상의 추가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아직 어디서 재원을 끌어올지 결정된 것이 없다. 일각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유보통합 재원으로 쓰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시·도 교육청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되는 교육교부금을 다 쓰지 못하고 있음에도 시·도 교육청들에서는 반발이 거세다.

역대 정부가 풀지 못했던 유보통합을 윤석열정부가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 방안을 현실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시·도 교육청도 정부의 거국적인 교육 계획에 동참해 적극 협조해야 한다. 또 유보통합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도 미래 세대를 위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적극 지원하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