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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12.3 비상계엄 계획의 실체’라고 무분별하게 보도되고 있는 ‘노상원 수첩’에 대해 ‘군사 작전과 아무 상관 없는 내용’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노상원 수첩’은 약 70쪽가량 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노상원 (육사 41기·예비역 소장·사진) 전 정보 사령관은 김용현(육사 38기·예비역 중장)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현역을 제치고 계엄을 실제 설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계엄 모의·실행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연속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스모킹건을 ‘수첩’으로 보고 보도하고 있다. 해당 수첩에는 정치인·언론인·법관·문화체육인 등 각계 인사 500여 명을 체포해 처단하려 한 계획이 담겼다.
수첩에는 “막사 내 잠자리 폭발물 사용”이란 대목도 있고, 수거 대상을 “민간 대형 선박”이나 “폐군함”에 실어 “이동 간 적정한 곳에서 폭파하도록 한다”라는 내용도 담겼다. “헌법 개정(재선∼3선)” 등 계엄 이후 구상을 적은 것으로 의심되는 문구나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과 같이 ‘북풍’ 공작을 구상한 정황도 확인됐다.
20년 이상 정보·작전 관련일을해 온 군 소식통은 스카이데일리에 “‘수거’라는 말은 군에서 사용되지도 않는다”라며 완전한 ‘허구’라고 했다. 그는 “‘첩보·정보’의 구분도 안 된 상황에서 쓰인 ‘문구’를 두고 ‘정보’로 둔갑시켜 왜곡을 일삼고 있는 게 현 언론 보도 행태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짚었다.
‘첩보는 부정확한 견문 · 지식을 포함하나, 정보는 주관적으로 평가된 정확한 지식’으로 첩보에 근거를 덧붙였을 때 믿을 수 있는 ‘정보’가 된다는 것이다. 보통 정보사 인원들은 첩보를 수집해 정보로 가공 후 이를 상부에 보고하며 정보를 보고 받은 작전 장교 등은 이를 토대로 군사 작전 혹은 계획을 수립한다.
소식통은 “일단 ‘수거’ ‘폐함’이라는 단어 자체가 틀렸다. 이는 구체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정보 ‘용어’ ‘단어’ ‘개념’으로서 가치가 없다”라며 “군사작전은 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모아 C4I(지휘 정보체계)로 꾸몄을 때 군사작전은 실효가 있는데, 이의 경우 ‘공격 대상’ ‘적군 이동 정찰’ ‘작전 지침 하달’ ‘상황 보고’ ‘적군 실시간 정찰’ 등의 내용이 담기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소령 때부터도 하는 연습으로 사령관 출신인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작전을 이런식으로 쓰지 않았을 것이다. ‘작전용’ 혹은 ‘보고용’ 등으로는 전혀 의미가 없는 메모들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최소한 계엄 모의를 위해 사용한 ‘정보’였다면 군 업무 일지와 같은 규칙 등이 나타났을 텐데 그마저도 없다”라고 했다. 그는 “글을 보면 누가 불러준 것을 받아 적었다는 게 훨씬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라고도 했다.
케이블 타이와 야구방망이 등을 체포 용으로 쓰려고 했다는 것에 대해 소식통은 코믹북에도 안 나올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실제 노 전 정보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장관이 불러준 걸 수첩에 받아 적었다고 검찰에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적 감정 결과 “감정 불능” 판정이 나왔다. 수첩은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휘갈겨 쓴 글자로 채워져 있었다. 이에 검찰 공소장에서는 ‘노상원 수첩’이 증거능력 인정을 받지 못해 빠지기까지 했다.
김용현, 노상원에 '비화폰' 건낼 정도로 사이 돈독
비상계엄 전후 정보사 개입도 '김용현 덕분
군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정보 사령관 자리까지 진급에 성공했음에도 정보 일은 1년 정도 했다는 게 군 관계자 중론이다. 1995년쯤 1사단 예하 대대에서 작전 과장(소령)으로 근무했던 기간이 전부라는 것. 실질 ‘정보 장교’를 한 기간은 당시가 전부라는 것이다. 1985년 보병 장교로 임관한 노 전 사령관은 제55경비대대 대위를 시작으로 제7보병사단 수색대대장·정보참모·육군참모총장 비서실 정책과장·제7보병사단 5연대장·대통령경호실 군사관리관·777 사령관·정보 사령관을 맡다 2018년 성범죄를 저지른 후 징역형을 선고받아 불명예 전역했다.
이후 ‘육사의 수치’라는 별명을 받은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사태에서 2차례 롯데리아 회동과 22차례 김 전 장관 공관을 찾고 ‘진급’과 ‘인사권’을 언급하며 정보사 간부 등을 회유할 수 있던 이유는 김 전 장관과의 각별한 인연 덕분이었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12.3 비상계엄 당시 비화폰을 얻을 정도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사 3기수 선후배인 두 사람은 각별한 인연이 있다.
김 전 장관이 1989년 무렵 소령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경호하는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대 작전 과장일 당시 인연을 맺었다. 55경비대대는 대통령 관저 외곽을 경비하는 부대로 타 부대 대비보다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되는 구조라고 한다. 당시 55 경비대대에서 대위로 근무하며 각별한 사이가 됐다는 것이다. 2007~2008년 박흥렬(육사 28기) 전 육군참모총장의 육군본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던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비서실 산하 정책 부서의 과장급에 추천하여 같이 근무했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은 국방부·국회 풍문을 잘 읊었으며 부대 내에서도 사주 등 무속에 밝아 김 전 장관에 호감을 크게 샀다는 전언도 나왔다.
정보사 정성욱 대령은 CBS 인터뷰에서 “노 전 사령관은 진급을 미끼로 찾아왔고 문상호 전 정보 사령관도 노 전 사령관을 도우라 해서 부정선거 의혹 자료를 정리해 노 전 사령관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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