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원 때리면 가중처벌” 與 “아예 사형법 발의해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회·정당

홍준표 “‘이재명 때리면 사형’도 발의해봐라”
노무현 “정치인들이 맞아줘야 국민 화 풀려”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25 12:42:00

▲ 백혜련(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누군가가 던진 계란에 얼굴을 맞은 뒤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 폭행 시 비(非) 국회의원 폭행보다 가중처벌하자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될 예정이다. 여권은 공복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이재명 폭행 시 사형법’도 발의하라”고 일제히 규탄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5일 자신의 SNS에서 “점잖게 타일러 본들 알아들을 사람이 아니다. 한국 정치 품격을 이토록 떨어뜨린 건 ‘쌍욕’으로 도배한 바로 그 양아치 정치인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24일에도 “국회의원을 국민들이 때리면 가중처벌한다는 법안을 민주당이 발의한다고 한다. ‘민주당 아버지’라는 이재명 의원을 때리면 사형에 처한다는 법안도 발의하시지요”라고 꼬집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 측은 24일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폭력행위와 관련해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 측은 “정치인에 대한 테러·살해 위협 및 군·경찰의 물리력 행사 등 현존하는 위협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자 하는 의정활동보호법(국회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며 “극단적 폭력을 방어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했다.

법안 발의는 공교롭게도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날달걀 세례를 받은 가운데 이뤄졌다. 백 의원은 2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얼굴에 날달걀을 맞았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헌재 인근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위임을 받은 공복이지 입법권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특권층이 아니다”며 “처벌을 확대·가중하려는 시도는 명백한 과잉 입법이다. 국민을 무시하고 억업하려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민주당의 국민 억압 본색과 헌법·국민 위에 민주당이 있다는 특권의식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했다. 같은 당 박성훈 의원은 “공산·독재국가에나 있을 법한 법”이라고 했다.

법안은 민주당이 그토록 주장해온 ‘노무현 정신’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1년 대우차 부평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계란을 맞은 뒤 “정치인들이 한 번씩 맞아줘야 국민 화가 풀린다”고 했다. 이듬해 서울 여의도 농민대회에서도 같은 일을 겪고서 “계란을 맞고 나면 문제가 잘 풀렸다”며 웃어넘겼다. 영어로 에깅(Egging)이라 불리는 계란 세례는 해외에서도 일반화된 항의 수단이다.

논란이 일자 장 의원 측은 법안을 두고 “특권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