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리를 내릴지, 동결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ed는 10~1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준이 현행 3.75~4.00%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25%p(25bp) 낮춰 3.50~3.75%로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본지가 7일 확인한 결과, 올해 12월 초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위치’가 집계한 금리 선물 가격에는 이번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이 약 88~90% 수준으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미국 온라인 예측시장인 칼시·폴리마켓에서도 7일 기준 ‘12월 FOMC 25bp 인하’ 계약의 승률이 90%를 넘어서는 등, 이른바 ‘베팅시장’ 역시 인하 쪽에 한 표를 던진 분위기다.
올해 내내 둔화 흐름을 보여 온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실업률 상승, 연방정부 셧다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이제는 긴축보다 완만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결과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속도 조절론도 만만치 않다. 올해 10월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12월 추가 금리 인하는 정해진 결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데 이어, 일부 매파 성향 의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목표에 안착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하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올해 9월과 10월 잇따른 인하가 ‘보험성 결정’이었다면 12월 회의는 더 이상 자동 인하가 아닌 “데이터와 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회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회의의 초점은 단순히 ‘인하냐, 동결이냐’를 넘어 내년 이후의 금리 경로에 맞춰져 있다. 연준은 12월 회의에서 수정 경제전망(SEP)와 점도표를 함께 제시한다.
점도표에 표시될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이 지금과 같은 3% 중반에 머무를지, 아니면 추가 인하를 시사하는 쪽으로 더 내려갈지가 채권·주식·외환시장의 핵심 변수다. 월가 주요 투자 은행들은 “이번에 25bp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성명서와 파월 의장 발언이 매파적으로 나오면, 시장이 기대하는 ‘연속 인하 시나리오’는 상당 부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이번 FOMC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통화정책 경로를 설계할 전망이다. 한·미 금리차 부담이 줄어들더라도 고환율과 성장 둔화, 가계·기업의 이자 상환 부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퍼즐’이 계속된다.
아울러 한국 금융시장 입장에선 한·미 금리차 변화가 가장 민감한 대목이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 미국은 4.0%다. 연준이 25bp를 내리면 한국은행 기준금리(2.5%)와의 역전 폭은 1.5%p 안팎에서 1.25%p 수준으로 줄어든다. 2023년 2월 이후 확대돼 온 역전 폭이 다시 1%대 초중반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통상 금리 역전이 완화되면 원화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져 원·달러 환율 안정에 우호적인 요인이 된다. 실제로 2022~2023년 국면에서는 역전 폭이 커질 때마다 외국인 채권 매도가 늘고 환율이 들썩이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은 훨씬 복잡해졌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일본 등 해외주식 투자 확대, 수이업체 결제 수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한·미 금리차와 환율의 연관성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하반기만 보더라도 금리 역전 폭이 다소 줄어드는 동안에도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았고, 당국의 미세조정성 개입에도 쉽게 내려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한 차례 더 인하에 나서더라도 원·달러가 곧바로 1300원대로 안착하긴 어렵고 1420~1480원 사이 박스권에서 점진적으로 조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은행권에서 제기된다.
국내 증시는 ‘인하 기대’와 ‘차익 실현’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올해 12월 첫째 주 기준 코스피는 4100선을 회복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는 약 3850~4200 선”을 제시하면서 연준의 결정에 따라 상단 돌파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이미 25bp 인하를 상당부분 선반영한 만큼, 인하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재료 소멸’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존재한다. 반대로 연준이 ‘동결’을 선택할 경우 단기조정이 나올 수 있으나 “인하 시점이 미뤄진 것”이라는 인식 하에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어떻게 인하할 것인가’에 모아진다. 인하가 결정되더라도 성명서에 “추가 완하에 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는 등의 문구가 들어가거나, 점도표가 내년 한 차례 정도 수준의 추가 인하만을 시사한다면, 채권·주식시장은 이를 ‘매파적 인하’로 받아들을 수 있다.
반면 물가와 고용 상황을 자신있게 평가하면서 내년·후년에 금리를 여러 번 더 내리겠다고 공개적으로 예고하면, 시장은 고금리 시대가 꺾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