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이 공모주에 투자해주겠다며 받은 고객 돈으로 개인 빚을 갚았다. 내부 심사에서 부결된 해외투자를 승인 없이 계약한 사례도 있었다. 고객 신뢰를 저버리거나 승인 절차를 무시한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가운데 올해도 8월까지 사고금액이 70억 원을 넘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증권사가 보고한 금융사고는 86건, 2952억9700만 원이었다.
한 증권사 직원은 공모주 투자금 명목으로 고객에게 받은 돈을 개인 채무 상환에 사용했다. 고객이 투자에 쓰일 것으로 믿고 맡긴 자금을 다른 용도로 빼돌린 것이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해외투자 담당자가 내부 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 투자를 승인 없이 계약했다. 위험을 걸러내기 위한 심사 절차를 마련하고도 이후 계약 단계에서 이를 막지 못했다.
이 같은 금융사고는 올해도 이어졌다. 8월까지 발생한 사고는 6건, 70억6900만 원이었다. 사기가 3건, 42억1500만 원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가장 많았다. 업무상배임은 2건, 28억3400만 원, 횡령·유용은 1건, 2000만 원이었다.
금감원의 2026년 제출 자료를 연도별로 보면 사고금액은 2022년 258억 원, 2023년 378억 원에서 2024년 1561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207억 원의 사고가 발생했다.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회사별 누적 사고금액은 신한투자증권이 1525억 원으로 전체의 51.7%를 차지했다. 삼성증권 281억 원, 하나증권 263억 원, 아이엠증권 205억 원, BNK투자증권 188억 원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유형별 사고 건수는 횡령·유용이 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금액은 업무상배임 475억 원, 사기 368억 원, 횡령·유용 109억 원이었다. ‘기타’로 분류한 사고금액은 2001억 원으로 전체의 67.8%에 달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직원의 투자 권유가 증권사의 공식 업무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공모주 청약은 해당 청약을 취급하는 증권사의 본인 명의 계좌에 증거금을 넣고 공식 앱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신청한다. 직원이 개인적으로 투자금을 받아 운용하겠다고 제안하면 공식 고객센터를 통해 투자 내용과 입금 방식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 역시 고객의 주의에만 기대기보다 승인 없는 계약과 자금 집행을 차단할 통제 장치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박 의원은 “증권사는 국민의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금융기관인 만큼 단 한 건의 금융사고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금감원이 사후 제재에 머무르지 말고 거래 승인 절차와 이상거래 탐지체계, 내부통제 개선조치의 실제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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