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18 14:12
뉴스 > IT·인터넷
[스팟이슈]-한국, EnCE 자격증 접수 불가
[단독] 국제 보안자격시험까지 부른 ‘부정 한국’ 부끄럽다
오픈텍스트 “한국 내 부정행위로 시험접수 거부”
국가 신인도 실추… EnCE 응시 준비생 피해 발생
한국만 대체 시험 준비… 자격증 공신력은 ‘미지수’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01 13:05:00
▲ 캐나다 소프트웨어 회사 Opentext가 진행하는 EnCE 자격 시험. [사진=인섹시큐리티 교육센터 제공]
       
과학수사의 한 분야인 ‘디지털포렌식’ 관련 자격시험에서 다수의 답안지가 동일하게 제출되는 등 부정행위 정황이 발견돼 한국 응시자가 주최 측으로부터 접수 거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종 취직을 위해 해당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사람들은 시험 응시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도 치르는 시험임을 감안할 때 한국 응시자가 접수 거부를 당하면서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용’ 디지털포렌식 자격증 EnCE, 업계에서 ‘필수’
 
디지털포렌식은 인터넷상에 남아 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휴대전화, 컴퓨터,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등 저장매체에 저장된 무형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법적 증거를 마련하는 기술을 총칭한다.
 
전자자료는 지문, 서류 등 증거물과는 달리 실물이 존재하지 않고 쉽게 복제나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법정에 제출되기까지 변경 및 훼손이 없었다는 ‘무결성(integrity)’이 입증돼야 한다. 따라서 고도로 숙련된 디지털포렌식 수사관에 의한 적법한 분석 절차를 거쳐야 증거물로 인정된다.
 
데이터 분석에는 주로 캐나다에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 ‘오픈텍스트(Opentext·전 Guidance)’사(社)가 판매하는 ‘인케이스(EnCase)’ 등의 프로그램이 활용된다. 이 중 ‘EnCase’의 활용능력을 인증하는 자격증이 바로 ‘EnCE(EnCase Certified Examiner)‘ 자격증’이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EnCase 활용 능력뿐만 아니라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기초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12개월 이상의 공식 포렌식 경력이 있거나 온·오프라인으로 64시간 이상 포렌식 교육을 수료한 사람만 응시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용 디지털포렌식 자격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한국저작권보호원, 법무법인 세종 등 관련 업계 채용공고에서 EnCE 자격증을 우대하는 모습. [사진=한국저작권보호원, 법무법인 세종 채용공고 갈무리]
 
업계 전문가들은 ‘EnCE’ 자격증이 디지털 포렌식 전문 역량을 고용주에게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비록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미국 영국 등 외국에서는 인정받는 자격증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검찰청, 경찰청, 통계청, 한국저작권보호원, 대형 법무법인 등 과학수사 및 디지털 정보의 분석·처리 역량을 요하는 공공기관 및 기업들은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를 채용할 때 EnCE 자격증 보유자를 우대하고 있다.
 
한국, 부정행위로 ‘무결성’ 훼손… “갱신은 가능, 신규 접수는 불가능”
 
광고
‘EnCE’ 자격시험은 페이즈1·2(PhaseⅠ·Ⅱ) 순으로 진행된다. 국내 시험의 경우 페이즈1은 필기시험으로 174개의 객관식 문제 중에서 80% 이상의 점수를 획득해야 합격이다. 이어 페이즈2(실기시험)는 필기시험을 합격한 후 메일을 통해 시험 문제 등이 포함된 파일을 수령하고 60일 이내에 답안을 보고서 형식(영문)으로 오픈텍스트 측에 회신하면 종료된다.
 
하지만 한국 응시자는 현재 기존에 취득한 자격증만 갱신이 가능하고 신규로 EnCE 자격시험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PhaseⅡ에서 부정행위가 만연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업계 전문가는 올해 1월 오픈텍스트 본사 관계자로부터 ‘자사 고위 관계자들은 EnCE 자격시험에서 한국의 어떠한 신청 양식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든 시험 성적에서 부정행위가 만연했기 때문에 무결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받았다. 이 전문가는 보다 자세한 내용에 대해 문의했으나 오픈텍스트 측으로부터 ‘어떠한 세부사항도 공개할 수 없으며 현재 한국의 지원서는 보류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업계 전문가가 Opentext 본사로부터 받은 메일. [사진=제보자 제공]
 
이와 관련해 오픈텍스트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EnCE 시험에서 한국 내 부정행위로 본사가 ‘경고’ 조치를 했고, 올해부터 적용돼 기존에 취득한 자격증만 갱신이 가능하고 신규 시험 접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어떤 부정행위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본사 측에서 공개를 거부한 내용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EnCE 자격시험 중 실기시험에 응시한 여러 명의 답안이 모두 동일하게 제출돼 부정행위로 오픈텍스트 측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선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기업 및 기관의 채용 규모가 1~2명 내외인 점과 EnCE 자격시험에 응시할 만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러 명의 답안지가 동일하려면 같은 조직 내에서 담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러한 부정행위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를 희망하는 준비생들은 국제자격증 응시가 불가능해져 피해를 입는 상황에 처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자격증에서 한국이 배제되면서 ‘부정행위 국가’라는 인식이 해외에 퍼져 국가적 권위를 실추시킬 우려도 나온다.
 
한편 오픈텍스트 관계자에 따르면 EnCE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국내 응시생을 위해 본사 측에서 한국만의 새로운 자격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응시생에게 대체 시험 기회가 마련되는 셈이지만 한국만 별도로 치러지는 시험이기에 대내·외로 EnCE 자격시험과 같은 공신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한국에서 부정행위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오픈텍스트뿐만 아니라 다른 벤더사에도 공유돼 대외적으로 인식이 나빠지는데 속도가 빨라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부정행위를 저지른 소수가 이익을 챙기려다 국가를 포함한 포렌식 관련 분야 준비생 등 다수가 피해보는 상황이 발생해 몹시 안타깝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38
감동이에요
2
화나요
4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97,441 ▶
어제 159,624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