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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1B 전략폭격기’가 한·미 공군 전투기와 연합 훈련을 하면서 국내 사격장에 합동직격탄(JDAM)을 투하했다. 우리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 카드를 꺼내 들면서 최전방에서 실탄 사격 훈련도 재개될 예정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9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며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이번 주요 지휘관 회의는 북한의 오물 풍선 3차 살포에 따라 개최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결정된 직후에 열렸다. 신 장관은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설치 실시 및 방송을 빌미로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직접적 도발 시에는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이 본연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우리 군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것임을 잊지 말고 군사적·정신적 대비 태세 완비에 빈틈없이 하라”고 당부했다.
7년 만에 美 전략폭격기 B-1B 한반도 전개
이에 북한의 지속되는 대남 도발에 강경 대응을 하는 이루 군 당국의 대응 방안에도 시선이 모인다. 5일 B-1B 전략폭격기의 한반도에서의 JDAM 투하 훈련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미국 전략폭격기가 전개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JDAM은 기존 재래식 폭탄에 유도장치와 날개 키트를 달아 스마트 무기로 변형시킨 정밀유도폭탄이다. GPS(위성항법장치)와 INS(관성항법장치) 유도방식으로 주·야간 정밀폭격이 가능하다. 사전에 입력된 목표물을 향해 비행하기 때문에 지하 기지나 동굴 속의 장사정포와 해안포 기지를 궤멸시킬 수 있다. B-1B는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1998㎞를 비행할 수 있다. 태평양 괌에 전진 배치될 경우 2시간 안에 한반도로 전개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춰 10㎞ 밖에서도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무기는 운용하지 않지만 최대 57t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B-2(22t)나 B-52(31t) 등 다른 전략폭격기보다 월등한 무장량을 자랑한다. B-1B는 사거리 370km와 900km인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다량 탑재할 수 있다. 장거리 공대지 스텔스 순항미사일 AGM-15A ‘재즘(JASSM)’ 재즘 사거리 연장형‘JASSM-ER’ 장거리 공대함 순항미사일 ‘AGM-158C LRASM’ 등을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B-1B는 내부 폭탄창에만 최대 24발 탑재할 수 있다.
이는 지난달 말부터 이어지는 대남 오물 풍선 살포·GPS(위성항법장치) 교란 공격 등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고, 추가 도발 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미의 대북 경고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4월 핵무장이 가능한 전략폭격기 B-52H가 제주 동남방의 한·일 간 방공식별구역(ADIZ)이 중첩되는 구역의 상공에서 한·일 공중 전력과 연합 훈련을 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한·미가 긴밀히 공조한 가운데 미국 확장억제 공약을 이행하고 상호운용성과 연합 방위 태세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훈련에는 2017년 이후 7년여 만에 미국 전략폭격기가 우리 공군의 F-15K 호위를 받으면서 (필승사격장에) JDAM을 투하해 종심 표적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우리 공군 F-15K도 동시에 실사격을 실시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강력하며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태세와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억제·대응하기 위한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 능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주한 미 7공군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제37원정폭격대대(괌 앤더슨 공군기지) 소속 B-1B 폭격기 한 대와 대한민국 제11전투비행단 소속 F-15K 두 대가 GBU-38(JDAM)을 실은 폭탄을 투하해 성공적으로 동시에 모의 표적들을 타격해서 한·미 연합 근접항공지원 및 정밀타격 능력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6년 만에 ‘K-9’ 등장…MDL 5㎞ 내 육군도 긴장감
군 당국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가 4일 이뤄짐에 따라 서북 도서 일대 K-9 자주포 포병사격 훈련을 이달 안에 재개할 방침이다. 군은 서북 도서 일대에서 조업하는 어민에게 사격훈련 방침을 설명하고 안전 조치 등을 실시한 뒤 훈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서북 도서에 배치된 해병부대는 이달 중 K-9 자주포 사격훈련을 할 계획이다. 해병대는 과거에는 연간 3·4회 K-9 실사격훈련을 했지만 9·19 군사합의 이후에는 장비와 병력을 육지로 이동해 훈련해 왔다. 9·19 군사합의는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완충구역(적대행위 금지구역) 설정과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 중지를 규정했다.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를 결정하고 모든 군사 활동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서북 도서 내 K-9 사격훈련을 6년 만에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육군도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그동안 중단했던 MDL 5㎞ 이내 포사격 훈련을 이달 중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MDL 5㎞ 이내에 있어 포병부대가 이용할 수 없었던 포사격장은 주한 미군이 보유한 곳을 포함해 3개가 있다. 훈련은 중단됐지만 잘 관리돼 있어 기술적 문제는 없는 상태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등과 연결된 생화학 무기 위협에 대응해 드론·화생방·신종 테러 위협 수단 대비 관계기관 합동 대테러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경기 광주시 47 국가 대 테러 훈련장에서 국무조정실 대 테러 센터 주관으로 ‘2024 대테러 전담 조직 합동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국가정보원·국방부(707특수임무단)·해군특수전전단·화생방방호 사령부·국방부 조사본부·육군정보학교 드론 교육센터)·경찰청·해양경찰청·소방청 등 12개 기관 160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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