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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우리은행장 임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전직 회장 ‘부당대출’ 사태에 직면하면서다. 사태 관련자들은 구속소됐거나 영장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비판도 거세다. 금융감독원은 지주·은행 검사를 시작했다. 다만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돼 이사회 판단에 따라 조병규 행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도록 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27일 1차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소집할 예정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자추위는 은행·카드·캐피탈·자산신탁·에프앤아이 등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5개 자회사 대표 후보 추천을 맡는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는 조병규 은행장이다. 지난해 7월 우리은행 수장에 오른 조 행장은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승계해 12월31일 임기 만료를 앞뒀다. 통상 은행장은 임기 2년을 마치고 1차례 이상 임기를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근 KB국민은행은 2022년 1월 취임해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를 1년 연장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10년간 4명의 은행장 중 손태승 전 회장(지주 회장으로 승진)과 이광구 전 행장 2명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조 행장도 연임이 유력했으나 ‘부정대출 사태’로 상황은 급변했다. 전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임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전 본부장은 우리은행 신도림금융센터장과 선릉금융센터장으로 재임하면서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 씨의 부당대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4일에는 처남 김모 씨가 특가법상 횡령·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모 씨는 아내 명의의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회사를 통해 매입한 부동산 계약서를 위조해 인수 가격을 부풀린 뒤 이를 이용해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20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350억 원의 부당대출을 내줬다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4일 ‘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 직후 “친인척 부당대출 건에 대응하는 우리은행의 방식을 보면 끼리끼리·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했다”며 “법률적 제재든 비법률적 제재든 최근 매니지먼트(경영진의) 책임이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 경영진도 금융사고와 관련해 깊은 책임감을 느낄 것이다”며 “경영진 거취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판단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4일부터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사전검사에 착수했고 내달 7일부터 11월 하순까지 본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통상 수개월이 걸린다. 검찰도 현재 전현직 직원 등을 조사하고 있어 기소 등 처분 내용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종룡 회장 등으로 구성된 자추위의 자체 판단으로 조 행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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