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약환급금준비금 줄여 보험사 배당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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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신뢰 회복과 혁신을 위한 제3차 보험개혁회의’ 논의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1 12:00:00

▲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26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회사·보험협회 등과 ‘신뢰 회복과 혁신을 위한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해약환급금준비금에 손을 댔다. 자본건전성이 우수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현행 대비 일정 비율만 적립하도록 해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한다. 법인세도 손금 인정액이 감소해 납부세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금융감독원은 26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회사·보험협회 등과 ‘신뢰 회복과 혁신을 위한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개선방안을 논의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란 해약환급금 부족액을 적립하는 법정준비금이다.

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지난해 관련 제도 시행 후 준비금 적립액이 급증해 당기순이익 대비 주주 배당 및 세금 납부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서다.

금융당국은 IFRS17 시행에 맞춰 결산 시점 최적 가정을 기반으로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고 보험손익을 인식하는 내용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를 신설했다. 시가평가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작으면 그 차액(해약환급금 부족액)을 준비금으로 쌓아 보험부채를 보수적으로 유지토록 했는데 준비금이 법정준비금이다 보니 상법상 주주배당가능이익 산정 시 차감돼 배당이 제한되고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돼 세금 납부가 일정 기간 이연되는 문제를 초래했다.

당국은 관련 부처와의 논의를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개선 방안을 보면 보수적 자본건전성 조건을 충족하는 보험사에 한해 종전 회계기준(IFRS4) 적용 시와 유사하게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현행 대비 80% 등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조정한다. 적립비율은 손금 인정 시 발생하는 이연법인세부채(미래 납부할 법인세를 부채로 계상)를 고려해 도출된다.

다만 IFRS17 관련 다양한 제도 개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일정 지급여력비율(K-ICS)을 조건으로 설정하고 개선안을 점진 적용할 방침이다. 향후 금리변동 등 대내외 여건과 IFRS17 안착 기간을 고려해 올해 지급여력비율 200%(경과조치 전 기준) 이상인 보험사에 우선 적용하고 매년 기준을 10%p 하향 조정하는 순차적 확대 원칙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190% 이상 보험사에 적용한다. 일반적 지급여력비율 권고치 수준인 150%까지 5년에 걸쳐 확대할 계획이다.

법인세 측면에서도 손금 인정액이 감소해 납부세액이 일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래로 이연됐던 법인세의 납세시기가 일부 앞당겨진 것에 기인한다. 납세 총량은 동일하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자본건전성을 충실히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주주배당 촉진 기반이 조성되고 적정수준 법인세 납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선안 적용 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3조4000억 원 감소하고 법인세 납부액은 9000억 원 증가한 1조7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배당가능이익은 준비금 감소 폭인 3조4000억 원 증가해 종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연내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해 해약환급금준비금 개선 방안을 2024사업연도 결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개선 방안이 밸류업을 위한 주주배당, 장기적인 자본건전성 관리, 당기순이익에 상응하는 납세라는 세 가지 정책적 목표 간 균형점을 모색한 결과로서 향후 제도를 섬세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