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야 농성 하루 만에… KT 구조조정 소강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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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지원금 상향·복지 혜택 유지·촉탁직 직원 근무 연장 등 합의
KT 새노조 반발… 25일 국정 감사 구조조정 관련 질의 예상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7 12:21:52

▲ KT 노조 간부들이 16일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KT가 직원을 5000명 이상 자회사로 전출하기로 하자 반발한 KT 노조가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KT 노사는 철야 농성 이틀째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KT가 최종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히자 KT 제2노조인 'KT 새노조'는 반발했다.

KT 노조는 17일 새벽까지 노조원 자회사 전출에 반발하는 철야 농성을 벌였다. KT 노사는 근속 10년 이상 자회사 전출자에게 KT에서 받은 기본급의 70%와 전직 지원금 20%를 주려던 것을 전직 지원금 30%로 상향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근속 10년 이하 근로자의 경우 기본급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해 KT 기본급의 100%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자회사 전출자가 받는 복지 혜택은 KT 본사와 유사한 조건으로 유지하며 촉탁직 직원 근무를 기존 2년 보장에서 3년으로 늘렸다. KT는 기존에 설정한 전출·퇴직 목표치를 4000명으로 설정했으나 이를 삭제하기로 했다.

KT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고객전송 업무를 맡는 자회사 KT OSP와 통신국사 내 전원시설을 설계·유지·보수하는 KT P&M 설립 안건을 논의했다. KT는 법인 신설과 함께 본사 직원 5700명을 인력 재배치 대상에 올렸다. 이 중 3800명이 자회사에 배치되고 나머지 1900명은 희망퇴직 또한 그룹사 전출·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KT의 대규모 구조조정 결정에 KT 노조가 크게 반발했다. KT 노조는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김인관 KT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전국 간부 288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KT 노조는 결의대회에서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원들은 수십 년 동안 KT에서 묵묵하게 열심히 근무한 사람들이다”며 “KT에 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김영섭 사장과 임원들이 직원들을 쫓아내는 것은 객이 주인을 쫓아내는 격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KT 노조는 구조조정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기한 철야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협상이 무산될 시 경기 분당 사옥으로 이동해 농성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새벽 노사 합의가 이뤄지며 철야 농성이 중단됐다.

KT는 노사 협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KT는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고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확정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KT 노조는 노사 합의와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KT 직원들이 합의안에 어떻게 반응하냐에 따라 추후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 소수 노조인 KT 새노조는 이번 합의에 크게 반발했다. KT 새노조는 구조조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이다.

KT 새노조는 “직원들과 노동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민주당 등 국회에서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구조조정 계획이 결국 노사 합의라는 명분으로 통과됐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철야 농성을 이어가던 그들의 투쟁은 투쟁이 아니라 쇼잉이었다”고 말했다.

KT 새노조는 15일 이훈기·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김영섭 KT 대표가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구조조정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