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웰컴 삭센다 굿바이? 비만약 시장 변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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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철수·중독우려 등 그간의 약보다 효과 있어”
“위고비 시장 안착하면 삭센다 발매 중단? 추이 지켜봐야”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0 12:51:15

▲ 15일 국내에 출시된 위고비가 인기를 끌면서 기존에 다이어트 주사제로 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삭센다의 인기가 시들어 가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제공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 유명인 다이어트 비결 공유뿐 아니라 현장 전문가인 의사들도 자신 있게 권했기 때문이다.

20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인기를 끌면서 노보노디스크 기존 약 삭센다 판매를 대체하고 있다. 위고비는 15일 출시돼 16일부터 전국 병원과 의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위고비는 혈당과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며 식욕을 억제한다. 주사제를 주 1회 복부·허벅지 등 피하 지방조직에 놓으면 된다.

2018년 출시된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유사체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는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였으나 기대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로 비만약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삭센다의 경우 매일 1번 투여해야 하지만 위고비는 주 1회 맞는 주사제로 비교적 간편하고 체중감량 효과도 뛰어나다. 삭센다는 56주 기준으로 평균 7.5%, 위고비는 68주 투여 기준 14.8% 체중 감량 효과가 각각 확인됐다.

위고비나 삭센다가 환자 스스로 투여하는 주사지만 기존 비만약은 먹는 약(경구제형)이다. 그럼에도 위고비가 주목받는 건 일부 먹는 약들에 향정신성의약품 ‘펜터민’이 포함돼 오래 복용하면 환각 의존에 빠질 수 있다는 한계점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경기 지역의 피부 비만 클리닉 A 원장은 “향정신성의약품이었던 기존 약보다 건강하게 살을 뺄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 비만 클리닉의 B 원장은 “삭센다보다 효과가 2배 이상 뛰어나고 먹는 약보다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니 관심이 모인다”면서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지만 상쇄할 만큼 변화가 있을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비만약 시장은 에자이가 제조한 벨빅이 대세를 이뤘었다. 일동제약이 한국 유통을 맡았던 벨빅은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해외 임상시험 결과에서 암 발생 위험이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삭센다가 최근 수년 동안 비만약 시장에서 왕좌를 지켰다.

노보 노디스크가 삭센다 다음으로 위고비를 선보인 가운데 삭센다의 기존 물량이 소진된 뒤에는 위고비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위고비가 출시한지 1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 피부 비만 클리닉 등에서는 삭센다 사용 환자들의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는 관련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 행위를 1개월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해당 치료제의 개별 의료기관별 공급량과 증감 추이를 확인·분석한 후 다빈도 처방 기관 등을 중심으로 과대광고 여부 등 현장점검도 할 예정이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