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건전성 ‘빨간불’… 잠재부실 여신 1년 새 80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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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4280억 원·우리 1930억 원·신한 1760억 원·국민 250억 원 증가
부실여신으로 번질 가능성은 우려… “리스크관리 신경 써야 하는 시그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1 11:32:09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요주의 여신은 총 7조1115억 원으로 전년 말(6조2920억 원) 대비 8230억 원(13.0%) 증가했다. 지난달 8일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주요 은행 4곳에서 떼일 우려가 큰 잠재 부실 여신이 1년 새 800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 속 차주들이 상환 능력을 상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90일 이후에도 갚지 않을 경우 부실채권으로 바뀌는 만큼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요주의 여신은 총 7조1115억 원으로 전년 말(6조2920억 원) 대비 8230억 원(13.0%) 증가했다. 이들 4곳의 전체 여신 중 요주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0.47%에서 0.49%로 0.02%p 상승했다.

요주의 여신은 1~90일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채권으로 전체 여신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 중 두 번째에 속한다. 부실채권(NPL)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전 단계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23년 말 2조460억 원이었던 하나은행 요주의 여신은 2024년 말 2조4740억 원으로 2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조4190억 원에서 1조4440억 원으로 1.8%·신한은행은 1조3310억 원에서 1조5070억 원으로 13.2%·우리은행은 1조4960억 원에서 1조6890억 원으로 13.0% 각각 늘어났다.

잠재 부실 여신이 늘어난 것은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고물가에 따라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작년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일반보증 대위변제액은 2조3997억 원 순증하면서 전년(1조7126억 원) 대비 40% 증가했다. 대위변제는 소상공인 등이 은행에 대출을 갚지 못할 때 보증 주체가 대출을 대신 변제하는 것을 말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고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외식을 줄임에 따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요주의 여신이 늘어났다”며 “코로나 때는 이자 유예 등으로 금리 부담이 적었는데 지금은 그런 혜택이 없어 소상공인 연체율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문제는 차주 사정에 따라 부실채권 급증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요주의 여신은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면 고정이하로 다시 분류된다. 고정이하여신 증가 폭도 작지 않다.

작년 말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3조9490억 원으로 전년 말(3조3860억 원) 대비 5630억 원 늘어났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은 1조1550억 원에서 1조2950억 원으로 11.3%·신한은행은 7870억 원에서 8620억 원으로 9.5%·하나은행은 8780억 원에서 1조200억 원으로 16.2%·우리은행은 5660억 원에서 7810억 원으로 38.0% 각각 증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정이하여신이 많이 올랐다고 볼 수 없지만 오르는 추세로 봤을 때 건전성이 안 좋아진다는 측면에서 리스크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는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상환을 적극 받아야 하고 연체 전 차주들한테 공지하고 위험 차주에 대해서는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 상환을 적극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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