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고기 화로구이 프랜차이즈 ‘한양화로’의 경영진이 2000억 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격적인 가맹점 확장과 연예인 마케팅으로 단기간 급성장했지만, 실적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업계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시전)는 한양화로 대표와 부사장 등 임원 3명을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지난 26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캐나다산 최고급 소고기를 저가로 수입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겠다”며 투자자들에게 매달 원금의 10%를 배당하고 10개월 뒤에는 원금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약 350명으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지 않고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결국 피해가 불거졌다.
한양화로는 배우 마동석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대중적 인지도를 빠르게 확보했다. 2021년 가맹점이 전무했던 브랜드는 2022년 4개, 2023년 62개, 2024년에는 65개까지 늘며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매출도 2022년 5억 원에서 2023년 182억 원, 2024년 224억 원으로 2년 만에 40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마동석 효과’가 브랜드 성장의 결정적 동력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급성장의 이면에는 재무구조 악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한양화로는 2023년 광고·홍보비로만 180억 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2022년 380만 원, 2021년 400만 원과 비교하면 수천 배 늘어난 수준이다. 대규모 마케팅 비용으로 소비자 유입과 가맹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손실도 동반 확대됐다. 실제로 2023년 영업손실은 193억 원으로 전년(6억5100만 원) 대비 2869% 급증했고, 당기순손실도 같은 기간 6억3800만 원에서 194억 원으로 2979%나 불어났다. 2024년에도 매출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영업손실 88억 원, 당기순손실 8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투자 사기 논란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2023년 9월, 운영사 바나나에프앤비의 대주주 박모 씨는 전국을 돌며 투자자를 모집해 200억 원대 자금을 모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피해자는 150명에 달했으며, 당시에도 유사수신행위 및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유사수신은 법적 인허가 없이 원금 보전을 약속하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로, 반환 의사가 없을 경우 사기죄가 병합 적용된다.
한양화로의 이번 사태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창업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공격적 마케팅과 무리한 자금 조달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연예인 모델 기용과 대규모 판촉에 의존한 확장 전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외형 확장에만 집중한 무리한 마케팅과 불투명한 자금 운용이 결국 점주와 투자자 피해로 이어졌다”며 “프랜차이즈 본부의 투명한 재무 공개와 안정적인 수익 모델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