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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제로 허가받은 경구용 미녹시딜이 탈모를 적응증으로 허가받지 못했지만 오프라벨 처방을 통해 치료제로 비급여 탈모약으로 확고한 자리 잡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전성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만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본지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미녹시딜 경구제 청구 금액은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6개월간 총 13억 원 내외로 파악됐다.
반면 유비케어의 의약품 시장 데이터 분석 설루션 유비스트를 통해 추정된 경구 미녹시딜의 시장규모는 연간 100 억 원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업체가 보호한 2023년 생산실적은 약 70억 원대로 이를 고려하면 경구 미녹시딜의 처방은 비급여로 90%이상 탈모 치료용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1985년 허가를 받아 급여약가(79원)를 받은 현대미녹시딜를 제외하면 식약처 허가를 받은 모든 제품이 비급여 제품이다.
즉 급여가되는 증후성 또는 표적기관 손상에 의한 고혈압과 기존 혈압약에도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고혈압 등 허가된 적응증과 급여되는 질환 치료제로 처방되기보다는 경구 미녹시딜은 탈모 비급여처방시장이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구 미녹시딜은 1979년에 고혈압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받은 품목이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피험자들이 몸에 털이 많이 나는 부작용을 경험하면서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국소도포제형의 탈모 치료제 추가 개발됐다.
이후 미녹시딜의 발모 효과를 활용하기 위해 두피에 직접 바르는 국소용 제형이 개발되었고 이는 1988년 FDA 탈모 치료제로 공식 승인받았다.
이후 머리에 바르는 국소도포제형의 미녹시딜 사용 불편과 높은 비용 대비 저용량 미녹시딜의 경구 복용이 비슷한 수준의 탈모 억제 효과를 발휘한다는 논문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오프라벨 탈모 처방이 활성화됐다.
경구와 국소도포제형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많지 않으나 저용량 경우 투약 시 매우 저렴한 치료옵션이라는 점과 투약의 편의성이 오프라벨 처방을 활성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다수의 해외논문이 탈모치료제 있어 고혈압 치료 용량보다 낮은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에 처방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제시하는 반면 국내 처방용량은 고혈압 용량인 5mg 1일 1회 투약부터 1/4 또는 1/2용량을 투약하는 등 처방하는 의사마다 제각각 이다.
특히 5mg 투약시 높은 탈모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부종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지어 부종 등 부작용을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항알도스테론과 같은 이뇨제 성분을 함께 처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탈모성지로 불리우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이 같은 처방이 잦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저용량 경구제제의 탈모치료제 가능성은 여러 문헌을 통해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 처방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며 "다만 안전성을 고려한 적정 투약 용량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나 검토가 없는 상황에서 고용량 투약이 적절한지는 고민해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종 등 부작용을 고려해 이뇨제까지 포함시키는 처방은 과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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