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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78년 만에 폐지된다. 국회는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26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부터 추진해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완성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1948년 창설된 검찰은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검찰 수사·기소권을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각각 분리하는 사상 초유의 형사사법 체계가 내년 8월부터 시작된다.
과제가 적잖다. 중수청·공소청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 9월 전까지 청사 확보와 인력 배치는 물론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준비 기간이 1년으로 짧은 만큼 혼선이 예상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다시 뜯어고쳐야 한다. 과거 차세대 킥스 구축을 하는 데만 3년, 1500억 원이 들었다. 시간과 비용을 크게 들여 구축한 시스템인 만큼 다시 만드는 데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어떤 기능은 가칭 ‘공소청’에 남기고, 어떤 기능은 다른 기관으로 넘겨야 하는지 조문마다 세밀한 논의가 필요하고 수백 개 조문 개정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초미 관심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지 여부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보완수사권 등 1차 수사기관 견제 장치를 둬야 한다는 데 찬반이 갈리고 있다. 검찰과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조계는 보완수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문서만 보고 공소청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현실적·실무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의견이다. 현재도 사법경찰관의 송치 사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하면서 수사 내용이 바뀐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변협이 12~19일 회원 23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9명은 보완수사권이나 보완수사요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압도적으로 주장한 게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은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거나 직접 수사권을 100%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과제는 위헌 시비를 없애는 일이다. ‘검찰청’이라는 명칭을 폐지하고 ‘공소청’으로 변경하는 것은 개헌을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헌법 제89조 제16호에는 국무회의의 심의 권한에 ‘검찰총장’의 임명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기소와 공소 유지라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의 명칭을 공소청으로 개정한다면 이 헌법 규정부터 ‘공소청장’으로 변경해야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헌법개정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률 개정으로 헌법개정 사항을 변경하겠다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여권은 헌법상 ‘검찰총장’은 ‘국가 소추를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라는 지위만을 의미하고, 법률로 공소청장을 두고 그를 헌법상 검찰총장과 동일시하는 것이 헌법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총장’이라는 용어는 제헌헌법부터 유지돼 온 것으로 대법원, 헌법재판소처럼 특정 기관을 전제로 한 지위이기 때문이다. 별로 실익은 없고, 사회적 비용만 낭비하게 될 명칭 변경을 주장하는 목적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원칙을 완성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자는 데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일부 개헌 포함)을 통해 검찰 개혁에 따른 위헌 시비를 없애길 바란다. 물론 형사사법 체계의 혼선을 최소화하도록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보장 여부 등에 관해서도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친 후 결정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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