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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운영 김걸주 씨 “은행 문턱 넘기 어려워… 서금원이 내겐 나랏님”
저신용자·고령자에게도 대출문 열려있는 서민금융진흥원
“서금원 덕에 팔순 나이에도 일자리 지킬 수 있어 늘 감사”
김흥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7-31 11:02:48
▲ 김걸주 씨는 서민금융진흥원 덕분에 팔순의 고령에도 세탁소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흥수 기자
 
 
“우리같은 서민이 은행 문턱 한 번 넘으려면 삼팔선 넘어가기보다 어렵죠.”
  
서울 송파구에서 아내와 함께 세탁소를 운영 중인 김걸주(80) 씨.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매출 감소는 세탁소라고 해서 비껴가지 않았다. 국내외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나들이객이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음씨 좋은 건물주는 김씨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는 선심을 썼고,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여기에 서민금융진흥원(구 미소금융·서금원)의 대출서비스가 김씨 가족을 지탱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민 중 한 명인 김씨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짬짬이 양복집을 하는 삼촌집에 들러 양복맞춤 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웠다. 이것이 인연이 된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병역의무를 마친 후 양복점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민이 그러하듯 김씨의 삶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라북도 이리(현재 익산)역 앞에 양복점을 차린 지 일주일 만에 열차 폭발사고가 나면서 양복점이 있던 건물이 무너졌지만 보상금은커녕 양복점의 입주 보증금 한 푼 못 받고 짐을 싸야만 했다. 그래도 몸 안 다친 게 다행이라고 자위하며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강원도 사북의 탄광촌으로 들어가 광부들의 양복을 제작하며 밤을 새기도 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당시는 힘든 것을 몰랐지만 나이 먹어서 닥치는 시련은 당해낼 재간이 없더라”고 말하는 김씨다.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기성양복 시대가 도래하면서 맞춤양복을 찾는 이가 줄어들었고, 김씨의 양복점 매출도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며 힘든 시기를 지내야 했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했고 할 줄 아는 거라곤 바느질밖에 없었던 지라 주변 지인과 인척들에게 어렵게 자금을 융통해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 뒷골목에서 허름한 건물의 한 귀퉁이를 빌려 세탁소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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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평생이라는 세월 동안 양복을 만들었던 손재주 덕에 김씨의 세탁소가 유명해지면서 문정동 로데오거리의 양복수선 일거리가 많이 들어왔다. 덕분에 세탁소를 차릴 때 졌던 빚을 조금씩 갚아나갈 여력이 생겼다. 
 
그러나 그도 오래 가지 못하고 상가임대차법을 악용한 건물주의 횡포 때문에 세탁소를 이전해야 했고, 이전 과정에서 충격에 민감한 드라이기와 건조기가 말썽을 일으켰다. 세탁소 일을 해서 버는 돈의 절반은 기계수리비로 날라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드라이기와 건조기를 교체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1500만 원이나 하는 기계 교체 비용을 마련할 길이 막막했다. 양복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신용등급은 바닥으로 떨어진데다 나이까지 많은 탓에 금융기관 이용은 언감생심이었다. 
 
게다가 처음 세탁소를 차릴 때 지인들에게 빌렸던 빚도 다 못 갚은 상황이라 지인들의 도움도 더 이상 받을 수 없었다.
 
그러던 찰나 저신용자에게 저리의 자금을 융통해주는 서민금융진흥원이라는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씨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다. 모아 놓은 재산도 없는 상황에서 신용등급마저 바닥으로 추락해 있다 보니 금융기관 이용은 꿈도 못 꾸던 김씨에게 서금원은 칠순의 나이에도 새로운 인생을 꿈꿀 수 있는 힘을 제공해주었다.
 
김씨는 단걸음에 서금원으로 달려가 대출을 신청해 세탁소 기계를 교체하고 5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해서 서금원으로부터 받은 대출금과 지인들에게 빌렸던 돈을 모두 갚을 수 있게 됐다.  
 
서금원에서 대출 받던 때를 회상한 김씨는 “우리 같은 서민한테 은행 문턱 한 번 넘기는 삼팔선 넘어가기보다 힘든 일”이라며 “올해 내 나이가 팔순인데도 버젓이 내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서금원이 나한테는 나랏님”이라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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