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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성경 번역에 관한 글을 썼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오”라는 구절을 잘못된 번역이라고 하는 목사의 얘기였다. 조선시대에는 빵이라는 말을 몰랐기 때문에 잘된 번역이라고 했더니 많은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질문 가운데 빵이 어디서 온 말이냐는 것이 있었다. 빵이라는 단어는 포루투갈어가 일본을 거쳐 오면서 우리말이 된 것이다.
포루투갈어로 ‘pἅo’라고 하는 것이 일본에 와서 ‘パソ’으로 발음되고, 이것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지금의 ‘빵’이 되었다.
서양에서는 빵이 주식이지만 우리는 밥이 주식이었으므로 1800년 대 후반에는 생소한 개념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우리 민족에게 친근한 ‘떡’으로 번역한 것이다.
포루투갈어 ‘pἅo’는 라틴어 ‘pãnis’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대 로마시대부터 사용한 말이라고 한다. 참고로 스페인어로는 ‘pan’, 프랑스어로는 ‘pain’, 이탈리아어로는 ‘pane’라고 한다. 이를 통해서 보면 서양 언어에서 ‘빵’이라는 말은 거의 라틴어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영어나 독일어의 경우엔 게르만 언어에서 파생된 ‘bread’를 빵의 의미로 쓰고 있다.
우리말이 아닌 것을 하자니 참 어렵다. 아이고….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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