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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94>]- 애경그룹(애경산업/ 에이케이켐텍)
살인물질 주범파문 채형석, 장영신 애경신화 ‘찬물’
연이은 유해물질 파문에 기업이미지 추락…“애경제품 못 믿겠다” 분분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22 00:11:38
애경그룹은 오는 8월 통합 신사옥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건물을 신축하고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한 데 모을 예정이다. ‘구로시대’를 끝내고 ‘홍대시대’의 막을 여는 셈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더불어 통합 사옥까지 건설하자 앞서 재계 안팎에서는 애경그룹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었다. 이러한 평가에 힘입어 애경그룹은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4600억원의 투자 단행 및 1300명 채용 등의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최근 애경그룹의 이러한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제품의 유해성 논란이 연거푸 불거져 나오면서 기업 자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화살은 오너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을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 총괄부회장이 모친인 장영신 회장의 공든 탑을 무너 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애경그룹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애경그룹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품의 유해성 논란에 연이어 휩싸이며 고객신뢰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아 올린 기업이미지 역시 큰 타격을 입게 되면서 오너 일가를 향한 책임론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사진은 애경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종합그룹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는 애경그룹 오너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6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가습기살균제 파문이 최근 재점화되고 있어서다. 공정위가 관련 사안으로 제재를 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경그룹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화살은 오너인 채 총괄부회장을 향하는 분위기다.
 
채 총괄부회장은 고 채몽인 선대 회장·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6년 총괄부회장에 올라 애경그룹 실질적인 경영을 이끌고 있다. 채 총괄부회장은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 최대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 16.1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 총괄부회장을 둘러싼 리더십 논란은 장영신 회장에게도 일부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을 잃고 여성의 몸으로 지금의 애경그룹을 일군 장 회장의 공든 탑이 아들에 의해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가습기살균제 이어 섬유탈취제까지…소비자들 “유해성 논란 단곤솔님 애경 제품 안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애경산업을 검찰에 고발했다. 유해물질인 메틸클로로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하면서 인체 안전 관련 정보를 은폐·누락하고 안전과 품질을 확인받은 것처럼 허위로 표시·광고했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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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달 후 애경그룹 제품을 둘러싼 또 다른 구설수가 불거져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소비자들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었다.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이 검출된 피죤의 스프레이형 섬유탈취제의 원료공급 업체가 애경그룹 계열사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애경그룹은 연이은 유해물질 논란으로 기업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소비자들은 애경그룹이 연루된 섬유탈취제 유해물질 검출 사태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세제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던 박정이(62·여) 씨는 “믿고 썼던 기업의 제품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배신감이 든다”며 “섬유탈취제는 그나마 먹는 직접적으로 먹는 게 아니긴 하지만 자칫 주방세제 같은 제품도 그럴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논란에 거론됐던 기업들의 제품 구매를 꺼리고 있었다. 애경그룹의 제품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 세제코너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 ⓒ스카이데일리
 
이마트 용산점에서 아이와 함께 쇼핑 중이던 강수정(36·여) 씨도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일었을 당시 ‘옥시’ 제품을 피해서 구매하게 됐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애경그룹 제품도 피하게 됐다”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무래도 한 번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기업 제품은 다신 구매하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서초점에서 만난 최영옥 (여·36)씨도 “신문에서 안 좋게 거론된 기업은 자연스럽게 선택 사항에서 배제하기 마련이다“며 ”옥시, 애경그룹 제품 등을 피하다 보니 요즘엔 LG생활건강 제품만 주로 사게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애경그룹 기업 자체 신뢰도까지 하락하고 있지만 애경그룹 측은 아직까지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다는 다소 느긋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섬유탈취제 유해물질 논람)은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 (피해기업이라) 단정 지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유해물질 논란에 책임 떠넘기기 급급…애경그룹에 대한 소비자 신뢰하락 우려
 
애경그룹은 유해성 논란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도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에 포함된 유해 성분이 검출된 피죤의 스프레이형 섬유탈취제 회수 명령을 내렸다. 이에 피죤 측은 책임의 화살을 원료 납품처인 에이케이켐텍으로 돌렸다.
 
그러나 에이케이켐텍이 반박 입장을 내놓으면서 사안은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피죤 측은 납품받은 원료가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에이케이켐텍은 문제가 된 성분인 PHMG를 구매·취급한 전례가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PHMG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당시 후두와 폐를 손상시키는 물질로 지목된 바 있다.
 
유해물질 논란이 두 기업 간에 책임공방 사태로 번지자 소비자 및 시민단체들은 못마땅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누가 잘못했건 간에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할 만한 사안이 벌어졌으면 우선은 책임지는 자세가 먼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애경그룹을 향한 눈초리는 더욱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은 가습기살균제 파문 당시 원료업체 SK케미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아 비판 여론에 휩싸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 애경그룹은 주력계열사인 애경산업에 이어 AK켐텍의 상장도 추진했었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사실상 상장 추진이 중지된 상태다. 유해물질 논란에 따른 비판 여론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애경그룹의 계열사 상장 추진 역시 한동안 중단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사진은 AK켐텍 본사가 들어선 애경빌딩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비판 여론은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애경그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애경산업의 상장 지연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더라도 아예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AK켐텍과 애경산업은 별개의 회사이기 때문에 상장과 유해성 논란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이슈는 2011년부터 나왔고, 상장 추진은 그 이후에 진행됐다”며 “상장심사 당시 해당 사안에 대한 충분히 검토가 이뤄진 후 승인이 났기 때문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에이케이켐텍 역시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15년 한 차례 상장이 무산된 후 국세청의 세금 추징으로 상장 추진이 잠정 중단됐다. 국세청은 당시 △장영신 회장과 삼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 급여 △해외계열 파견직원 인건비 △ 특수관계법인 매출채권 지연회수 △특수관계법인 임차료 과다지급 △연구인력 개발비 세액 과다 공제 등을 문제 삼았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가습기살균제 성분 검출에 따른 책임공방이 법적공방으로 이어진다면 에이케이켐텍의 상장 추진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에이케이켐텍 상장과 관련해 “현재 추진 중인 사안이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연이은 유해성 논란, 이에 따른 소비자 신뢰 하락 등으로 향후 애경그룹의 행보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오너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에 대한 신뢰 하락이 기업 이미지에도 여파를 미치면서 향후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소식통은 “최근 소비자들의 안전과 직결된 유해성 논란이 연거푸 터져나오면서 애경그룹 자체에 대한 신뢰도 크게 하락한 상태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향후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자칫 그룹 전체가 크게 흔들릴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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