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출시’ 다크앤 다커… 안 좋은 선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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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논란에도 스팀·에픽게임즈 출시… 글로벌 게임쇼 SGF에도 출품
7월18일 변론기일 예정… 재판 결과 따라 저작권 침해 사례 범람 우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0 12:11:02

아이언메이스의 던전 탐험 게임 ‘다크 앤 다커’가 글로벌 게임 플랫폼에 다시 출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법원에서 다크 앤 다커의 저작권 침해 여지를 상당 부분 인정했음에도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이언메이스는 8일 다크 앤 다커를 게임 플랫폼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출시했다. 2020년 9월 1차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다크 앤 다커는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넥슨 신규개 발본부에서 만들어지던 프로젝트 ‘P3’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됐다.

실제로 다크 앤 다커 개발진 중 넥슨 출신 직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넥슨은 2021년 8월 해당 직원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련 법률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로 형사 고소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는 이후 긴 법적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다크 앤 다커는 2023년 2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스팀에서 퇴출됐으나 재출시됐다. 2023년 8월 미국 법원이 한국 기업 간의 분쟁이라는 이유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기각했고 국내에서도 올해 1월 넥슨이 제기한 영업방해금지 서비스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서비스 근거를 얻게 됐다.

다만 가처분 기각 당시 법원의 결정문을 살펴보면 당장 서비스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뿐 다커앤 다커와 프로젝트 P3의 유사성을 인정했으며 프로젝트 P3의 결과물을 사용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추후 진행되는 재판에서는 넥슨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는 5월23일 영업비밀 침해 금지 소송 심리를 진행했으며 7월18일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넥슨이 승소할 경우 아이언메이스는 다크 앤 다커로 얻은 수익을 포함해 막대한 금액을 배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이번 사건이 게임 업계에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이언메이스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게임쇼 SGF에서 다크 앤 다커 신규 트레일러왕 콘텐츠를 공개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 외에 랭크 시스템 ‘하이 롤러’와 아이템 거래소 등이 포함된 유료 패키지를 출시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작권 관련 논란이 있더라도 일단 출시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변호사는 “일단은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판결이 애매하게 나온다면 저작권 침해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처분 신청으로 게임 서비스를 막을 수는 없는 만큼 이용자들이 저작권이나 부정 경쟁과 관련해 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