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관심은 여권의 국정 추진력 확립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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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여야 ‘텃밭 수성’… 한·이 리더십 공고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명태균·김대남 일로 ‘벌집’
윤석열·한동훈 독대 정국 돌파 위한 ‘마지막 카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8 00:02:02

서울시교육감과 네 곳의 기초단체장을 뽑는 10.16 재·보궐 선거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영역 확장을 이루진 못했지만 ‘텃밭 수성’에는 성공했다. 여야 모두 새 지도부 구성 후 첫 선거에 평년작 수준의 결실을 거둬 한동훈·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 뜨거운 관심은 여권의 국정 추진력 확립 문제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한 정치 컨설턴트와 전 대통령실 행정관 때문에 연일 벌집 쑤신 듯하다. 그들이 친분을 과시한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권의 내로라하는 핵심 인사들이다. 여권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길래 그런 이들이 활개 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우선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인물인 컨설턴트 명태균 씨가 주장한 여권 실세와의 친분은 놀라울 정도다.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한 의혹에 휩싸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문제도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재·보궐선거 직후 윤 대통령과 독대를 앞둔 한 대표가 최근 김 여사의 공개 행보 자제 요청과 ‘김건희 라인 경질’까지 꺼내들며 대통령실의 변화를 요구하고 나서 독대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 대표의 입장은 분명하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이 당대표의 의견을 수렴하고 쇄신해야 새로운 당정 관계의 출발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만 밝혔다.

물론 최근 불거진 일련의 불미스러운 일들은 여권이 인사 검증 작업부터 시작해 대통령실과 정부의 인적 쇄신, 당내 정치 세력 교체 및 정치 문화 탈바꿈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일깨운다.

그렇다고 집권당 대표가 흑백논리식으로 사안에 접근해선 안 된다. 민주당은 다수당의 힘을 빌어 입법 독재에 이어 대통령 탄핵을 입버릇처럼 되뇌고 있다. 이는 조기 대선으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어 버리겠다는 속셈이고, 대통령실을 향한 민주당의 집요한 공격은 약한 고리를 공략하겠다는 전술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한 대표는 임성근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의 본질은 제보 공작임이 분명한데도 채상병 특검을 수용하자고 한 데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여론 재판으로 하자며 사실상 김건희 여사 기소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빤한 탄핵 프레임 수작에 당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한다고 ‘난 다르다’면서 고매한 척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10.16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되 당정이 하나 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결과는 여권 전체의 정국 대응 전략과 당정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와 대외활동 자제는 최소한의 해법이다. 이 정도 합의도 내놓지 못하면 두 사람이 만나도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은 독대가 확정되면 정국 돌파를 위한 ‘마지막 카드’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마주 앉아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서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여권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용으로 윤 대통령을 향한 탄핵 노림수는 결국 내부 분열이 있은 뒤에 여당이 완성해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친박(친박근혜) vs 비박(비박근헤)’ 불협화음에 정권을 내준 역사를 잊어선 안 된다. 여권 스스로 단결하지 못하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윤 대통령이든 한 대표든 모두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에 휩싸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