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정책 의약품 가격 인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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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부족·가격 상승 초래할 것”
바이오의약품 유럽발 관세도 주목
美 시장 변화 대응 전략 마련 필요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9 10:43:04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2월 6일 목요일 워싱턴 힐튼에서 열린 전국 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제약 바이오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바이오기업들 역시 이번 관세 정책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한 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병원과 제네릭(복제약) 개발 제약회사들로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라는 압력에 직면했다.

앞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는 30일간 유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약 5000개 미국 병원 등을 대표하는 병원 로비 그룹 미국병원협회(AHA)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관세가 암과 심장치료제는 물론 중국산 아목시실린 같은 항생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1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제약사들은 원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문제는 한국 역시 의약품 원료의 상당 부분을 중국과 인도에서 조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제약사들은 저렴한 화학 원료의약품(API)을 중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완제의약품을 생산한 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관세가 인상될 경우 한국 제약업체들도 생산비 증가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의약품이 필수품으로 분류돼 면세로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 진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보다 유럽발 관세 정책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은 중국보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비중이 높고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EU)을 다음 무역 조치 대상으로 언급한 만큼 미국이 유럽산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고가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중국보다 유럽에서 제조한 제품이 많아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의약품에도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 바이오기업들도 원가 상승과 경쟁 심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한국 바이오기업들에게 중요한 수출 시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무역 장벽 강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을 흔들 수 있는 변수”라며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미국 시장 내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원료 수급과 생산 공정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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