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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신속하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추경 관련 논의가 9부 능선의 막바지 단계에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추경 편성 논의가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무산될 공산이 작지 않은 만큼 추경 ‘골든타임’을 놓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번 주 초반으로 예정됐던 여야정 국정협의체 ‘4자 회담’은 불투명해진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추가 실무협의를 명분으로 회담 연기를 요청하면서다.
통상적으로 정부 편성부터 국회 심사까지 추경 논의가 2개월 안팎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안 인용으로 대선전이 개막한다면 여야 대선주자들의 득표 전략과 맞물려 모든 추경 논의가 산으로 흘러갈 리스크가 적지 않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이라는 정치 스케줄마저 피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속한 추경이 요구되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작년 4분기 기준 11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1월엔 0.8%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자영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해 15조~20조 원의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도 반도체특별법·국민연금 개혁안 등도 추경과 함께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인 만큼 추경 편성 시기가 더욱 늦춰질 우려가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협의회를 통한 조속한 논의를 거듭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주 국무회의에서도 “최근 반도체특별법 도입과 추가 재정 투입 등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지금 곧바로 시작해도 우리와 경쟁하는 주요국을 따라잡고 민생을 살리기에 충분치 않다”고 조속한 패키지 논의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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