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매출 목표 낮추며 리스크 관리… 장기 불황 우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건설·자동차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급등 탓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9 13:03:10

건설업계가 깊은 불황에 빠졌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리면서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낮춰 잡고 있다. 신규 착공 물량이 감소하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고 업계 전반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낮춰 설정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매출 목표를 15조9000억 원으로 잡았는데 이는 작년(18조6550억 원)보다 2조7550억 원 감소한 수치다. 현대건설도 작년 매출(32조6944억 원) 대비 2조3000억 원 줄어든 30조3837억 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 등도 줄줄이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목표를 8조4000억 원으로 잡았는데 이는 작년(10조5036억 원)보다 2조 원 이상 적은 규모다. GS건설 역시 작년(12조8638억 원)보다 소폭 감소한 12조6000억 원을 목표로 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일제히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택한 것은 건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둔화로 인해 올해는 적극적으로 매출을 늘리기보다 사업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의 매출은 수주 후 착공이 이뤄져야 발생하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건설경기 침체로 착공 물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DL이앤씨는 작년 착공한 주택 가구 수가 9119가구였지만 올해는 7940가구로 13% 감소했다. GS건설도 2021~2023년 평균 2만 가구 이상을 분양했지만 2024년에는 1만6000가구로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작년 1월 기준 200여 개였던 국내·외 현장이 올해 170여 개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비 부담까지 커지며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철강과 콘크리트 등 핵심 건설 자재 가격이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건설사들의 평균 매출원가율이 93%를 넘어섰다.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건설사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건설사들은 올해를 ‘버티는 해’로 인식하면서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보다는 수익성 높은 사업 위주로 선별해 진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건설업황이 회복될 때까지 긴축 경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사들의 실적 악화뿐만 아니라 일자리 감소·협력업체 경영난 등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차원의 공공사업 확대나 금융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