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엄사령관 박안수, 결심실 尹·金 대화 알 수 없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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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실서 대통령·장관 앉는 자리 각각 따로, 확인 어려워”
포고령 서명 한 박안수 “결심실 尹·金논의 내용 몰라”
서명만 했을 뿐인데, 구속 기소 후 가족들 관저서 이사까지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9 14:43:01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박세현 서울고검장)은 12월8일 오후 6시께부터 9일 오전 2시께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박 총장을 8시간가량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총장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이 있었던 12월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직후 합동참모본부(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통제실 내부에 마련된 별도의 보안시설에 들어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소수 회의’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김 전 장관 대화 내용을 야권은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아 포고령에 직접 서명을 한 박 전 총장이 알 것이라며 추궁하고 있다. 그럼에도 ‘결심지원실(결심실)’ 구조상 박 전 총장이 해당 내용을 알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야권의 거짓된 강압적 선동에 박 전 총장이 재차 위증하며 계엄에 모의한 이로 왜곡되어 비치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9일 박 전 총장 측 소식통과 과거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근무 경력이 있는 군 소식통 의견을 종합하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당일부터 4일 오전까지 이어진 합참 지하 3층 ‘결심지원실’의 회의실은 내부의 구조적 위치의 한계로 인하여 박 전 총장이 자신보다 상급자인 대통령과 장관의 말을 확인하거나 들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비교적 소 규모의 회의실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장관이 앉는 자리와 육군참모총장 등 군인이 착석하는 자리의 거리가 있고 이의 보고 체계가 있기 때문에 묻고 함께 토의하지 않는 한 해당 내용을 확인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결심실을 과거 여러 차례 들어가 봤는데 대통령과 군 당국자들이 착석하는 자리가 별개로 두 사람 간 한 말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박 총장은 대통령과 장관이 상급자이기 때문에 절대적 명을 하달받고 업무를 보고 하는 자리에 있을 뿐, 두 사람 간 대화 내용을 모두 확인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10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비상계엄과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에서 박 전 총장은 지속해서 12월3일 비상계엄 발동시 TV를 보고 계엄령을 알았으며, 이후 포고령에 서명했고 이를 알아보는 동안 국회 의결을 통해 계엄령이 철회됐다고 지속해서 알려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군사법원에 올해 1월3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박 전 총장이 △포고령 발령 이후 박 전 총장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국회 경력 증원과 국회 출입 차단을 요구했고 △대테러 부대인 707 특수임무단이 탑승한 헬기가 국회로 향할 수 있도록 비행을 승인했으며 △포고령 포고 경위·결심실에서 윤 대통령·김 전 장관과 논의한 내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포고령에는 국회·지방의회·정당 등의 활동을 금지하고, 포고령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구금·압수 수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헌법상 입법권이 있는 국회의 기능을 사실상 폐지하고, 영장주의를 배제한 포고령이 위헌·위법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두고 박 전 총장은 국회 현안 질의 등에 출석해 “국회 등에 군부대 투입을 명령한 적이 없으며 결심실 논의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TV를 보고 계엄령이 발동된 것을 알았기 때문에 포고령 작성 과정에도 개입한 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지속해 왔다. 야권과 경·검은 그것을 몰랐을 리 없다고 했으나, 합참 지휘통제실 구조상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직접 논의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을 경우 하급자였던 박 전 총장이 이를 직접 확인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복수 관계자 증언이 나온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사전 모의 정황 등이 담긴 검찰 공소장을 봐도 박 전 총장은 ‘포고령 서명’ 이전까지 비상계엄사태에 직접 영향을 미친 바가 확인되지 않아, 그의 혐의 입증에 ‘결심실 회의’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박 전 총장을 매우 잘 아는 소식통은 본지에 “지휘는 김 전 장관이 했고 박 전 총장은 포고령에 서명만 했다”며 “상급자가 시키면 절대복종하는 스타일로 일단 서명부터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육군참모총장 발령이 된 후 반년 만에 단 하루 휴가를 낼 정도로, 평소에도 성실하고 꼼꼼하며 과묵한 워크홀릭이었다”고 했다.

계룡대 관저서 대전 모처로 갑작스럽게 이사

측근들도 구금 사실만 알 뿐, 위치도 몰라

한편으로 박 전 총장은 3일 군사법원에 구속기소 된 후 모처에 구금 중인 상황이다. 이를 가족과 변호인이 별도로 알리지 않아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박 전 총장 관저는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 내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최근 그의 구 속기소와 함께 가족들이 이곳에서 대전 모처로 이사한 후 임시 거주 시설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소식을 알린 박 전 총장 측은 “가족들도 매우 힘들어하고 있으며, 막대한 변호사 비용이 예상되고 있는데 야권에서 기결수도 아닌 박 전 총장 설 명절 떡값과 월급을 가지고 왈가왈부한다. 이건 합법적으로 받는 돈이며, 군인 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이 마찬가지다. 특혜를 받는 것처럼 포장하는 건 매우 비합리적이며 군인 마녀사냥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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