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안자격시험 한국 철수에도… 정부선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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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SP·EnCE 한국 접수 불가… “국내뿐 아니라 국제 자격증도 관심 둬야”
세계 보안 시장서 한국 이미지 실추 우려… “‘찍어내기식’ 교육 이제 그만”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03 14:40:34

▲ 일부 국제 보안 자격 시험에서 한국이 배제돼 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보안 인재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사이버위협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국제 보안 자격 시험에서 한국이 배제되면서 정부 및 사이버 보안 관련 기관이 국제 무대에서 보안 인재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보안업계 전문가는 3일 “손에 꼽는 국제 보안 자격증 일부가 국내에서 응시가 불가능해져 정부 및 정보보호 관련 기관이 이제라도 관심 갖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보 보호 전문가 양성 교육 관련 국제 비영리 단체 (ISC)2는 4월경 국제 공인 정보시스템 보안전문가 자격 시험(CISSP)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CISSP 시험도 한국어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현재 CISSP를 취득하기 위해선 한국인이 일본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2022년 초엔 전문가들이 치르는 디지털포렌식 자격인 ‘EnCE(EnCase Certified Examiner)’를 주관하는 오픈텍스트(Opentext)가 신규 시험 접수를 거부하기로 했다.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돼 기존에 취득한 자격증만 갱신이 가능하게 조치됐다.

EnCE 자격시험은 캐나다 소프트웨어 업체 오픈텍스트가 판매하는 ‘인케이스’(EnCase)의 활용 능력을 검증하는 자격증이다.

이 같은 보안 관련 국제 자격 시험에서 한국의 지원이 불가능해지면서 세계 보안 시장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보안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8.5% 지속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는 좁아지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국내 보안 자격 시험에는 국비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이지만, 보안 관련으로 중요한 자격증이 해외에도 많은데 국제 자격 시험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관심이 적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보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정보보호산업 시장규모 30조 원을 달성해 정보보호산업 세계 5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 보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골자이며, 보안 인재의 글로벌 전문성·역량 강화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인재 양성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가 차원에서 ‘찍어내기식’ 교육으로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보안 관련 기관에서는 보안 전문가라는 칭호를 부여해 업계에 투입한다”고 보안 인력의 전문성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