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Talk] 초고령 사회 ‘노인 복지 틀’ 다시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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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3 00:02:30

2025년이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으로 분류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제적·사회적 구조의 큰 변화를 예고하며 노인 복지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행 복지정책은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노인 복지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선 문제다. 신체적 노화·정서적 고립·사회적 단절·디지털 소외와 같은 다양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인의 상황과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복지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현행 정책은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기초연금이나 노인 일자리 사업은 많은 노인에게 도움이 되고 있지만 지원에서 배제된 노인들 또한 적지 않다.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노인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은 도시보다 복지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독거노인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 수는 약 200만 명에 달하며 전체 65세 이상 인구의 21.1%를 차지하고 있다. 독거노인들은 신체적 돌봄뿐 아니라 정서적 지원도 필요로 하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 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고독사 예방 정책도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획일적인 복지 제공이 아니라 노인의 특성과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접근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의 개선도 요구된다. 현재의 노인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 노동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노인들도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통해 사회와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재교육과 직업 훈련을 강화하고 노인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 격차의 해소는 또 다른 중요한 과제다. 노인들은 인터넷 뱅킹·병원 예약·공공 서비스 신청 등 기본적인 생활에서도 디지털 기술의 장벽을 경험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노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현재 많은 복지정책은 상위 기관에서 기획되고 현장과 괴리된 방식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과 같은 현장에서 노인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정책 설계에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현장의 요구와 정책 기획이 일치할 때 비로소 복지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노인 복지는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다. 노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 세대 간 갈등이 완화되고 사회적 안정도 강화된다. 특히 노인을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인의 경험과 지혜는 후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며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 협력해 노인들이 자립과 존엄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고령화 시대 지금의 정책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때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