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블랙먼데이… 2년 만에 최대 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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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2.6%, S&P500 -3%, 나스닥 –3.4% 등 美 주식 일제히 급락
美 경기침체 악화 우려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發 자금 이탈 영향
당분간 美 증시 변동성 국면 지속 전망… “카드론 잔액, 우려 요인”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06 09:00:00

▲ 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3.99p(-2.60%) 내린 3만8703.2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0.23p(-3.0%) 빠진 5186.33에 거래를 끝냈다. 나스닥도 576.08p(-3.4%) 빠진 5186.33에 장을 닫았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도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를 피하지 못했다. 주요 지수는 3% 일제히 급락하며 약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7월 고용 쇼크 등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커진 가운데 ‘앤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자금 이탈이 나타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증시에서 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3.99p(-2.60%) 내린 3만8703.2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0.23p(-3.0%) 빠진 5186.33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다우존스·S&P500 지수의 낙폭은 2022년 9월13일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576.08p(-3.4%) 빠진 5186.33에 장을 닫았다.

반대로 ‘공포지수’는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5.18p(64.90%) 급등한 38.57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0년 10월28일(40.28) 이후 가장 높다.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매그니피센트(M7) 종목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36% 하락한 100.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 주가도 4.82% 떨어진 209.27달러에 마감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4.61% 하락해 160.64달러에 종료했다. 그밖에 마이크로소프트 –3.27%, 아마존 –4.10%, 메타 –2.54%, 테슬라 –4.23% 등도 주가 부진을 겪었다.

이날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2조6390억 달러에서 2조4700억 달러로, 애플은 3조3420억 달러에서 3조1810억 달러로 줄어드는 등 M7 시총은 약 8000억 달러(약 1096조 원) 쪼그라들었다.

주식 시장 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주식마저 고꾸라진 것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지난주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46.8을 기록하며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PMI는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뜻한다.

실업률이 최고치를 찍은 점도 악재였다. 7월 미국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경기침체의 가늠자로 거론되는 ‘삼의 법칙(Sahm Rule)’에도 부합했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p보다 높으면 경기침체로 판단하는데 금융권에서 추정하는 7월 실업률의 삼의 법칙 지표는 0.53%p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라 증시가 급락했다는 의견도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수퍼 엔저’ 시기 글로벌 투자자들은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지난달 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을 바뀌었다. 환차손 및 자산가치 하락으로 해외 자산을 되파는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패닉 셀’(과매도)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급락 원인으로 여러 요인이 거론되지만 예상치 못한 엔화 초강세에 따른 유동성 충격이 증시 급락 중심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일본은행이 조기 금리 인상과 함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 엔 캐리 트레이드 매력도를 약화시켰고 이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유동성 충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심리로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소비재 기업의 실적을 확인해 경기 방향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레벨업됐던 미국 스타트업 신청 건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중소형 기업들의 구조조정 신청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했고 가처분소득 대비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이 2008년 금융위기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며 “12일부터 시작하는 미국 경기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인데 과거 경기소비재 실적 컨센서스 상회 비율이 하회 비율보다 낮아졌을 때 경기침체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