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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최대 공룡 넷플릭스가 내년부터 세계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경기를 생중계한다.
넷플릭스와 WWE의 모회사 TKO 그룹 홀딩스는 23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WWE의 대표 주간 프로그램인 ‘로(RAW)’를 내년 1월부터 독점 중계하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넷플릭스는 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에 처음 도전하게 된다. 그간 넷플릭스는 축구·농구·자동차 경주 등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다큐멘터리 시리즈 등으로만 다뤄 왔다.
1993년 첫선을 보인 로는 예정된 TV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선형 TV를 31년 만에 벗어나게 된다. 현재 NBC 유니버설의 케이블TV 방송사인 USA 네트워크에서 방송된다.
WWE에 따르면 로는 연간 시청자가 1750만 명에 달하며, 18~49세 광고 인구 통계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TV 프로그램 중 하나다.
넷플릭스와 TKO의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수의 외신은 10년 동안 5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를 넘는 수준으로 보도했다. 또 넷플릭스가 5년 뒤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 만료 때 10년을 연장하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미국 밖 캐나다·영국·중남미 등으로 독점 중계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WWE는 로열럼블·레슬마니아·서바이버 시리즈 등 프리미엄 라이브 이벤트도 향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샤피로 TKO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거래는 혁신적”이라며 “WWE 상품과 넷플릭스 세계 송출망의 결합은 수년간 중요하고 예측할 수 있는 경제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여러 세대에 걸쳐 거대하고 열정적인 팬층을 보유한 WWE 로를 얻게 돼 흥분된다”라며 “우리의 송출망과 팬덤을 결합해 더 많은 기쁨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닉 칸 WWE 회장은 “우리는 세계 최고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중 하나인 넷플릭스가 로의 충성도 높고 계속 성장하는 팬층에 이상적인 장기 안식처라 믿는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OTT 업계는 다양한 스포츠 중계 시장에 진출해 왔다. 여전히 선형 TV가 큰 시장이지만 시간·장소 등에 구애받지 않는 비선형 TV·콘텐츠에 대한 시청자의 수요가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는 작년부터 11년간 내셔널풋볼리그(NFL·미식축구리그)의 ‘서스데이 나이트 풋볼(목요일 밤 미식축구)’을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매년 약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애플TV플러스(+)는 작년부터 10년간 메이저리그축구(MLS)의 모든 경기를 생방송 한다. 우리나라 쿠팡의 쿠팡플레이는 K리그 전 경기와 한국 국가대표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대회·친선경기 등을 생중계한다.
한편, 이날 계약 체결 발표 직후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 세계 가입자 수가 자체 전망치 900만 명을 훌쩍 넘어 1310만 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4분기 가입자 증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월가에서 예상한 800만∼900만 명도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넷플릭스의 전 세계 총가입자 수는 지난해 3분기 2억4751만 명에서 2억6000만 명으로 늘었다.
실적 발표 뒤 어닝콜에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WWE 로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우리 스포츠 사업의 최적점(sweet spot)인 스포츠 드라마에 딱 들어맞는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TKO의 계약 체결 소식에 힘입어 이날 TKO 주가는 장 초반 20% 이상 폭등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약 2% 올랐다가 개장 뒤 보합세를 보였으나 폐장 뒤 시간외 거래에서 약 8%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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